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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의 KTX · SRT 통합…좌석 늘지만 독점·파업 우려 넘어야

10년 만의 KTX · SRT 통합…좌석 늘지만 독점·파업 우려 넘어야
▲ 8일 서울 강남구 수서역 SRT 승강장에 열차가 정차해있다.

정부가 내년 말까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 에스알(SR)을 통합하기로 한 것은 고속철도 좌석 공급을 늘리고 중복 비용을 줄이는 등의 긍정 효과가 더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다만 독점 운영에 따른 효율성 저하와 파업 등 노사 갈등으로 국민 불편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정교한 통합 로드맵 추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오늘(9일) 국토교통부가 전날 발표한 '이원화된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에 따르면 내년 3월부터는 서울역에 SRT를, 수서역에 KTX를 투입하는 KTX·SRT 교차 운행이 이뤄집니다.

수서역에 투입될 KTX-1 열차는 총 955석(20량) 규모로 410석(10량)인 SRT보다 좌석이 2배 이상 많아 수서발 고속철도 좌석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후 KTX-산천과 SRT 열차를 복합 연결해 운행하는 통합 편성·운영이 진행됩니다.

아울러 내년 말까지는 하나의 앱으로 KTX·SRT 표를 살 수 있게 되는 등 서비스와 코레일·SR 기관 통합도 이뤄집니다.

KTX와 SRT가 합쳐지는 것은 2016년 12월 SRT가 운행을 시작한 이후 10년 만이며, 기관 통합은 2013년 12월 SR 설립 이래 13년 만입니다.

코레일 분석에 따르면 KTX와 SRT 통합에 따라 서울역-수서역 교차 운행과 기차 회전율 증대를 통해 주말 하루 기준 전국 고속철도 좌석 수가 1만6천690석 증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재 25만5천 석(KTX 20만 석·SRT 5만5천 석)에서 약 6.5% 증가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경부선에서는 1만127석, 호남선 4천684석, 동해선 1천316석, 경전선 372석, 전라선 191석 등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다만 서울역발 경부선의 경우 고속철도 좌석은 5천293석 줄어들고 수서역은 1만5천420석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서울역 이용객에는 일부 불편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1만6천여 석은 통합 운영을 하면서 늘어나는 운행 거리에 대한 안전성이 100% 담보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 수치"라며 "시범 사업에서 안전성을 검토하며 실제 좌석 증가분을 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역 플랫폼 귀경 인파 (사진=연합뉴스)
▲  서울역 플랫폼 귀경 인파 

코레일과 SR 경쟁 체제로 발생한 인건비, 설비비 등 중복 비용을 줄여 이용자 혜택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옵니다.

국토부가 지난 2021년 진행한 연구용역에 따르면 고속철도를 통합할 경우 연간 중복 비용 최대 406억 원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레일은 통합 이후 중복 비용을 줄여 KTX 운임을 10% 할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진우 한국과학기술원(KAIST)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고속철도 통합 효과를 국민에 고스란히 돌려주기 위해 통합을 신속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기관통합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정부와 코레일, SR이 '원팀' 이라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내년 말까지 코레일과 SR 조직의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독점 체제에 따른 운영 효율 저하와 안전 관리 부실, 파업 우려 등 예상되는 부작용에 빈틈없이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특히 한 개 회사로 합쳐진 뒤 파업이 발생하면 전국 고속철도가 멈출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코레일 1노조인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이지만 SR은 상급 단체가 없는 단일 노조 체제입니다.

통합 이후 노조의 목소리는 더 커지는데 회사 측과 정부의 대응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지점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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