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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추경호 의원 '계엄 해제 방해 혐의' 기소…"헌법책무 저버려"

특검, 추경호 의원 '계엄 해제 방해 혐의' 기소…"헌법책무 저버려"
▲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조은석 내란 특검팀이 12.3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박지영 특검보는 오늘 브리핑에서 "국회 운영에 대한 최고 책임을 가진 원내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유지 의사를 조기에 꺾을 수 있었던 유일한 사람"이라며 "그럼에도 윤 전 대통령의 협조 요청을 받고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고 무장한 군인에 의해 국회가 짓밟히는 상황을 목도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본회의장에서 채 2분도 되지 않는 거리에서 표결권 행사를 하지 않았으며 나아가 본회의 개의를 알고도 의원총회 개최 의사 없이 의총 소집 장소를 당사로 변경해 국회에 들어가려던 의원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고, 본회의장에 있던 의원들에게는 밖으로 나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여당의 사령탑인 피고인은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 기본권을 보호해야 할 국회의원으로서 최소한의 헌법적 책무를 저버렸다"고 강조했습니다.

추 의원은 지난해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여당 원내대표로서 계엄에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뒤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하는 방식으로 다른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한 혐의를 받습니다.

특검팀은 추 의원이 계엄 당일 밤 11시 22분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상계엄에 협조해달라는 취지의 전화를 받은 뒤 의도적으로 표결을 방해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재판에서 추 의원과의 통화에서 '걱정하지 말아라. 빨리 끝낼 것이다'라고 했다고 증언했다"며 "추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해제해 달라'고 한 번도 말한 적이 없고, 이는 본인도 인정하는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특검팀은 한동훈 당시 당대표가 '계엄을 막기 위해 신속히 국회로 가야 한다'고 요구했음에도 추 의원은 "중진 의원들이 당사로 올 테니 그들의 의견을 들어보자"며 거부하고 소속 의원들에게 전달하지도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국회로 들어온 이후에도 '어떻게든 본회의장으로 와 달라'는 한 전 대표의 요구를 무시한 채 "여러 상황을 정리하고 투표가 결정되면 올라가도 되지 않냐"고 말하면서 본회의장 안에 있던 의원들의 이탈을 유도한 것으로 특검팀은 봤습니다.

특히 우원식 국회의장이 밤 11시 55분쯤 국회의원 전원에게 본회의 집결 지시를 한 뒤에도 추 의원이 고의로 의총 장소를 국회에서 당사로 변경 공지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검팀은 더 나아가 추 의원이 의원총회를 개최할 의사조차 없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박 특검보는 "추 의원은 '임의 집결지'를 당사로 공지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의총을 할 생각이 있었는지는 모호하다"며 "기본적으로 안건이 배포되지도 않았고 당원 게시판 등에도 공지된 것이 없었다. 정작 본인도 당사로 나가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추 의원은 이런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습니다.

추 의원은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직후 의원들에게 국회 본회의장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국회 예결위 회의장으로 집합하도록 공지했기 때문에 특검팀의 주장이 모순이라는 입장입니다.

자정 이후 장소를 당시 당사로 변경한 이유는 경찰에 의해 국회 출입이 재차단된 시점이어서 임시로 당사에 집결해 총의를 모으기 위함이었고 한 전 대표의 본회의장 집결 지시 공지 후 이에 반하는 공지를 한 바 없다고 주장합니다.

다만 한 전 대표와 추 의원의 메시지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의원들이 집결 장소를 직접 선택한 측면도 있었던 만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적용하지는 않았다고 특검팀은 밝혔습니다.

특검팀은 지난달 3일 추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지난 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연 뒤 다음 날 새벽 '혐의 및 법리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습니다.

아울러 특검팀은 이날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내란선동과 특수공무집행 방해, 내란특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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