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
한국은행은 여전히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지만, 시장금리를 반영한 은행권 대출금리는 이미 기조적 인상 흐름으로 돌아섰습니다.
여기에 연말 가계대출 총량 관리 차원에서 은행들이 임의로 덧붙이는 금리 폭도 커지면서, 실제 대출금리 인상 폭이 은행채·코픽스(COFIX) 등 지표금리 상승 폭을 크게 웃도는 현상도 뚜렷합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4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120∼6.200% 수준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달 28일(연 4.020∼6.172%)과 비교해 불과 1주일 만에 하단이 0.100%포인트(p), 상단이 0.028% p 높아졌습니다.
혼합형 금리는 앞서 지난달 중순께 약 2년 만에 처음 상단이 6%대를 넘어선 데 이어 하단도 약 1년 만에 다시 4%대에 진입했습니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도 연 3.830∼5.310%에서 연 3.830∼5.507%로 상단이 1주 만에 0.197% p 또 상승했습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연 3.840∼5.865%) 역시 같은 기간 상단은 0.015% p 떨어졌지만, 하단이 0.020% p 올랐습니다.
이런 은행권 대출 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KB국민은행은 8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주기·혼합형 금리를 지표 금리인 5년물 금융채 상승 폭만큼 추가로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 상품들의 금리는 4.25∼5.65%로 0.03% p씩 오릅니다.
KB국민은행뿐 아니라 시장금리를 주 또는 일 단위로 반영하는 다른 은행들도 시장금리 상승분 등을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속속 반영할 예정입니다.
은행들은 최근 대출 금리가 뛰는 원인으로 시장금리와 코픽스 등 지표금리의 상승을 꼽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리 변동 폭을 따져보면, 지표금리 상승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의 하단은 지난 10월 말과 비교해 약 한 달 새 0.430% p(연 3.690%→4.120%)나 급등했지만, 같은 기간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 오름폭은 0.337% p 정도입니다.
신용대출 금리의 상단과 하단 상승 폭(+0.220% p·+0.407% p)도 지표금리 은행채 1년물 금리(+0.166% p)를 웃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변동 금리의 경우 상단이 0.241% p 올랐는데, 이는 변동 금리의 주요 지표 금리인 코픽스 상승 폭(0.050% p)의 약 5배에 이릅니다.
개별 은행이 지표금리를 통해 대출금리에 시장금리 상승분을 반영했을 뿐 아니라, 가산금리까지 올린 결과로 해석됩니다.
은행의 대출 금리는 은행채 금리·코픽스 등 시장·조달금리를 반영한 '지표(기준)금리'와 은행들이 임의로 덧붙이는 '가산금리'로 구성됩니다.
은행들은 가산금리에 업무원가·법적비용·위험 프리미엄 등이 반영된다고 설명하지만, 때로 은행의 대출 수요나 이익 규모를 조절하는 수단으로 활용됩니다.
실제로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사이트에 공시된 10월 신규 취급 가계대출 금리 현황(11월 공시)에 따르면 A 은행의 신용점수 951∼1천(KCB기준) 고객의 가계대출 금리는 4.23% 수준이었습니다.
9월(4.11%)보다 0.12% p 올랐는데, 기준(지표)금리 상승 폭은 0.05% p(2.72% p→2.77% p)뿐이었습니다.
같은 기간 가산금리는 2.46% p에서 2.64% p로 0.18% p 인상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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