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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SOS'에 러 "미군 위협, 국내·국제법 위반" 규탄

베네수엘라 'SOS'에 러 "미군 위협, 국내·국제법 위반" 규탄
▲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미국과의 군사적 위기 상황에 놓인 베네수엘라의 군사적 지원 요청을 받은 러시아가 일단 구두로 미국을 규탄하고 베네수엘라를 지지하고 나섰습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미군의 "마약 단속 작전 수행 과정에서 과도한 군사력 사용을 규탄한다"며 "이러한 작전은 미국 국내법과 국제법의 규범을 모두 위반하는 것이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 지도부가 국가 주권을 수호하는 데 있어 우리의 확고한 지지를 확인한다"며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을 평화 지역으로 보존할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논평은 최근 베네수엘라가 러시아에 군사적 지원을 요청한 데 따른 응답으로 풀이됩니다.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방공 레이더 장비와 러시아제 수호이 전투기 항공기 수리를 요청하고, 미사일 지원을 타진하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러시아 외에 중국과 이란에도 군사적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러시아와 베네수엘라의 관계는 밀접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지난 1999년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정권 출범 후 급속도로 발전했고, 지난 2019년 미국이 마두로 대통령 축출을 시도했을 당시 러시아는 군인 100여명을 파견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5월에는 마두로 대통령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났고, 이 자리에서 전략적 동반자 및 협력 조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재 베네수엘라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적 지원 의지와 역량이 과거에 비해 높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탓에 베네수엘라를 지원할 여력이 없을뿐더러,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긴장이 고조되는 시나리오가 미국의 관심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분산된다는 점에서 러시아에는 반드시 불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러시아는 군사적 지원을 직접 행동으로 보이는 대신 일단 논평을 통해 미국을 규탄하는 동시에 베네수엘라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에서 미국으로 유입되는 마약을 차단할 목적으로 카리브해에 미군 함정과 전투기를 배치하고 마약 운반선을 격침하고 있습니다.

미군은 카리브해에 핵 추진 고속 공격 잠수함정과 이지스 구축함을 파견했고, 미사일 순양함과 연안전투함도 배치한 상태입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인근에 배치한 군사력을 감안할 때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를 목표로 군사작전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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