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이글스 일본서 급유' 추진했다 무산…일, 독도비행 이력 항의"

한국 공군기가 일본 자위대 기지에서 처음으로 급유하는 방안을 한일 정부가 추진했지만 일본이 급유 대상 항공기 일부가 독도를 비행했던 이력을 문제 삼아 계획이 무산됐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 측은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이달 초순 일본 오키나와현 나하 기지에 들러 급유하고자 한다고 일본 측에 요청했습니다.

아달 중·하순 아랍에미리트 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에어쇼에 참가하기 위해 중간 급유지로 일본을 택했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은 한국군과 자위대 간 교류, 협력을 위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했지만, 블랙이글스 일부가 최근 독도를 비행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항의 의사를 전달하고 요청을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다카이치 일본 총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지난달 30일 경주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하기 직전 급유 지원 계획을 중단한다는 방침을 굳혔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지향하기로 했지만, 일본 정부 내에서 '이 사안은 이해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측은 블랙이글스의 독도 비행과 관련해 에어쇼를 위해 비행 훈련을 한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상호 군수지원 협정을 체결하지 않아 일본은 자위대법 일부 규정을 근거로 연료를 제공할 방침이었습니다.

요미우리는 한국 공군기에 대한 첫 급유가 실현되면 향후 상호 군수지원 협정 체결을 포함해 양국 간 방위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본에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이번 방안이 일본의 식민지 지배 역사로 생긴 한국 측의 자위대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다소 희석할 기회였다는 인식도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매우 유감스럽다"며 "영토 문제는 양보할 수 없지만, 앞으로도 협력 강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요미우리에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