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키케팔로사우루스류 공룡 '자바케팔레 린포체' 화석
20~30㎝ 두께의 둥근 두개골을 가진 파키케팔로사우루스(pachycephalosaur)는 '박치기 공룡'으로 유명합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것보다 최소 1천400만 년 앞서고 가장 완전한 골격을 갖춘 어린 파키케팔로사우루스의 화석이 몽골에서 발견됐습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린지 잔노 교수팀은 오늘(18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몽골 동부 고비 사막의 초기 백악기 지층에서 10대에 죽은 파키케팔로사우루스의 두개골 등 완전한 골격 화석을 발견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잔노 교수는 "이 화석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 중 가장 오래되고 확실한 파키케팔로사우루스로, 이 그룹의 화석 기록을 최소 1천400만 년 앞당겼다"며 "이 화석이 이 공룡의 생존 시기와 성장 방식 등에 남아있는 큰 공백을 메워준다"고 말했습니다.
파키케팔로사우루스는 두개골 윗부분이 비정상적으로 발달해 돔 모양의 머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돔 모양 두개골은 흔히 박치기 등 싸움을 위한 것으로 묘사되지만 과학자들은 이 돔이 짝을 유혹하는 등의 사회적·성적 용도였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연구팀은 이런 두개골 구조는 파키케팔로사우루스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지만 초기 단계 화석은 대부분 파편이어서 이 그룹의 기원과 초기 진화를 재구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새로운 파키케팔로사우루스 화석은 논문 제1 저자 겸 교신저자인 몽골 과학아카데미·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초그트바타르 친조리그 연구원이 동부 고비 사막의 1억 800만 년 전 초기 백악기 지층인 후렌 두흐(Khuren Dukh) 층에서 발견했습니다.
이 화석은 완벽한 두개골과 골격, 처음 확인된 앞발 뼈, 위석(gastroliths) 등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됐으면서도 가장 완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계통학적 분석 결과 이 공룡은 가장 이른 시기에 갈라져 나온 파키케팔로사우루스류 신종 공룡으로 밝혀졌다며 종명을 '자바케팔레 린포체'(Zavacephale rinpoche)로 붙였습니다.
티베트어로 '뿌리'를 뜻하는 자바(zava)와 머리를 뜻하는 라틴어 케팔(cephal)을 결합하고, 티베트어로 '귀한 존재'를 뜻하는 린포체(rinpiche)를 붙였습니다.
Z.린포체는 몸길이가 1m 이하로, 성체가 몸길이 4.3m, 키 2.1m, 몸무게 363~410㎏ 정도인 기존 파키케팔로사우루스류 공룡보다 훨씬 작습니다.
다리 아래족 뼈인 하퇴골의 얇은 절편을 분석한 결과, Z.린포체는 두개골 돔이 완전히 발달했지만, 죽었을 때 아직 10대로 몸은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연구팀은 형태가 달라보이는 두개골 두 개가 서로 다른 종인지, 같은 종인데 성장 단계가 다른 것인지 구분하는 것은 고생물학자들에게 논쟁거리였다며 Z.린포체가 이 문제를 풀 단서를 제공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화석에서는 앞발 뼈가 발견돼 앞발 구조가 처음으로 확인됐으며, 위에서 발견된 위석은 이들이 식물을 위에서 위석으로 갈아 소화시켰음을 보여줍니다.
잔노 교수는 "Z.린포체는 팔다리와 완전한 두개골을 모두 갖춘 첫 파키케팔로사우루스 화석"이라며 "파키케팔로사우루스의 성장 단계와 두개골 돔 구조 발달을 처음으로 연결해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파키케팔로우루스는 돔 모양 머리를 부딪치며 싸우는 것으로 묘사되지만 이 돔은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돔은 짝을 유혹하는 등 사회적·성적 행동에 사용됐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진=Nature/Tsogtbaatar Chinzorig et al.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