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천장까지 50cm 남기고…"5분 만에 마을 잠겼다"

<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오늘(19일) 산청군에서만 하루 새 목숨을 잃거나 실종된 주민들 수가 지난 나흘간 전국 피해 규모에 버금갈 만큼 컸습니다. 산청군청이 전 군민들 대상으로 긴급 대피령을 내렸지만, 물이 순식간에 불어나면서 대규모 인명 피해를 막지 못한 겁니다.

이어서 김진우 기자입니다.

<기자>

전봇대가 나무젓가락처럼 꺾여버리고, 수백kg에 달하는 사료 덩어리가 거센 물살을 이기지 못하고 떠내려갑니다.

극한 호우로 아수라장이 된 산청군을 취재하던 중에 곳곳에서 고립된 주민을 만났습니다.

[(나가실 수 있으세요?) 못 나가요.]

시뻘건 흙탕물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집 1층을 완전히 집어삼킨 겁니다.

피해 주민은 취재진에게 긴급했던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윤승일/경남 산청군 : 1층 천장에서 50cm 남겨놓고 물이 다 찼어요. 순간 1미터 이상의 물이 불어버렸어요. 이 지역이. 한 10분 사이에.]

빠른 속도로 물이 차올라 대피할 시간이 없었다고 말합니다.

[윤승일/경남 산청군 : 정리고 뭐고 다 포기하고 저는 마을회관 못 가고 여기로 올라왔거든요.]

산청군의 또 다른 마을.

축사 지붕 위에 우산 여러 개가 모여 있습니다.

퍼붓는 빗속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패널로 지은 집이 물에 떠내려가면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축사 위로 몸을 피한 겁니다.

[정호륜/경남 산청군 : 점심 먹고 밖에 나가 보니까 급속도로 물이 빠르게 수위가 올라오기에 (대피했어요.) 5분도 안 돼서 이제 마을 전체가 잠겼어요.]

산청군은 재난 문자를 수차례 보내고 낮 1시 40분쯤 전 군민에게 대피령을 발령했지만, 순식간에 불어난 물이 마을 곳곳을 덮치는 긴박한 상황에서 도로 곳곳은 막혀 있고 통신 장애마저 발생해 주민들은 대피에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최혜란, 화면제공 : 정호륜)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