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레이건 옆에 있던 지한파…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창립자 별세

미국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공동 창립자 에드윈 퓰너가 향년 83세로 별세했습니다.

헤리티지 재단은 어제(18일, 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퓰너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그는 단순한 지도자가 아닌 비전가이자 건설자, 진정한 애국자였다"고 추모했습니다.

퓰너는 1973년 워싱턴DC에서 헤리티지 재단을 공동 창립한 뒤 1977년부터 37년간 재단을 이끌며 미국 보수주의 정책의 기틀을 다졌습니다.

당시 작은 정책 연구소였던 재단은 그의 리더십 아래 자유시장 경제, 작은 정부, 개인의 자유, 강력한 국방을 기치로 미국 보수 진영의 정책 중심축으로 성장했습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집권기에 보수 정책의 전성기를 이끌었으며, 1989년에는 레이건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 시민훈장'을 받았습니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후보의 정책 자문을 맡았고, 이후 인수위에서도 활동했습니다.

재단은 2023년 트럼프 재집권에 대비한 '프로젝트 2025'도 발표했습니다.

퓰너는 미국 보수 진영의 핵심 인사이자 대표적인 지한파로, 200회 넘게 한국을 방문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도 깊은 우정을 유지했습니다.

2002년에는 한미 우호 증진 공로로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수교훈장 광화장을 받았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는 40년 넘는 인연을 이어왔습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국내 정재계 인사들과도 두터운 친분을 맺은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41년 시카고에서 태어난 퓰너는 레지스대를 졸업한 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MBA를,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을 거쳐 공화당 하원의원 보좌관으로 활동한 뒤, 1973년 헤리티지 재단 창립에 참여했습니다.

그는 "사람이 곧 정책"이라는 좌우명 아래 보수 진영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았으며, "워싱턴에는 영원한 승리도, 영원한 패배도 없다"는 말을 남기며 보수 진영에 안주하거나 낙담하지 말라고 당부해왔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