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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30여 명 위촉 후 2년간 3번 회의…검증도 부실

<앵커>

보수단체 리박스쿨의 대표가 교육부 교육정책자문위원회에서 활동한 걸로 알려져 논란이 됐는데요. 저희 취재 결과 교육정책자문위가 130명 넘는 자문위원을 위촉해 놓고도 2년 동안 회의를 딱 3차례밖에 하지 않은 걸로 확인됐습니다. 자문위원을 위촉하면서 검증도 부실했습니다.

이혜미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교육부는 3개 분과 69명으로 구성된 교육정책자문위원회를 꾸렸습니다.

자문위는 교육 기본 정책 수립 등에 대해 조언하는 장관 직속 기구로, 교육부 실무자나 정책보좌관, 자문관 등이 추천한 인사를 교육부 장관이 위촉해서 꾸려집니다.

이후 교육부는 4차례에 걸쳐 자문위를 개편하면서 올해 초, 5개 분과 131명까지 자문위원 수를 늘렸습니다.

몸집은 2배 가까이 불었는데, 내실 있는 활동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2년간 개최한 공식 회의는 3차례, 이 중에 2차례는 1시간짜리 발표를 듣고, 만찬을 하는 송년과 신년 워크숍이었습니다.

[현직 교육정책자문위원 : 자문위원이면 회의도 하고 그래야 되잖아요. 그게 아니라 리셉션 개념으로 그냥 밥 먹고 끝나는 느낌, '교육계 인싸'들의 모임 이런 거여서.]

사실상 유일한 회의는 2023년 4월 출범 당시 열린 교육인재정책 세미나, 이마저도 위촉된 자문위원 가운데 60%만 참석했습니다.

이주호 부총리도 참석한 이 회의에서는 2시간가량 교육인재정책 발표와 토론이 이뤄졌고, 참석자들에게는 15만 원씩 수당이 지급됐습니다.

회의록은 남기지 않았습니다.

[이주호/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23년 4월, 세미나 당시) : 교육정책자문위원회는 앞으로 운영을 개방해서 이런 세미나도 많이 하고, 훌륭한 분들 많이 모셨지만 계속 좀 확대해서…]

위촉된 자문위원들의 자격 검증도 부실했습니다.

교육부는 자문위원 후보 명단을 만들면서 이력서나 증빙 서류 첨부도 없이 두세 줄 정도의 간단한 약력만 기재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처럼 교육 분야 전문성이 의심되는 인물도 자문위원으로 위촉될 수 있었던 겁니다.

[진선미/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교육위원회 : 최소한의 전문성 검증도 없이 위촉되고 있어서 우려가 큽니다. 교육 관련 경력을 입증할 최소한의 서류 제출 의무와 같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합니다.)]

교육부는 현재 위촉된 자문위원 상당수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며, 새 장관이 임명되면 차기 자문위 구성 방식 등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윤형, 영상편집 : 안여진, 디자인 : 이연준, 화면출처 : 교육부 공식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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