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를 통한 가습기살균제 사태의 근본적 해결을 추진하는 환경부가 피해자 의견 수렴에 착수합니다.

환경부는 피해자 대표 선정을 지원할 계획도 밝혔습니다.

환경부는 가습기살균제 사태 관련 기업과 함께 3월 17일부터 4월 3일까지 피해자와 유족 의견을 듣는 간담회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간담회는 다음 달 17일 서울을 시작으로 7개 권역에서 총 10차례 열립니다.

간담회장에 오기 어려운 피해자와 유족을 위해 온라인 참여 방안도 마련됩니다.

환경부는 간담회에서 합의를 통한 가습기살균제 사태 근본적 해결과 이를 위한 제도개선 방침을 설명하고 의견을 들을 예정입니다.

가습기살균제 문제는 14년 전인 2011년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이후 2021∼2022년 합의를 통한 문제 해결이 시도됐으나 책임이 가장 큰 옥시레킷벤키저와 애경산업이 피해자와 기업이 만든 조정위원회의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무산됐습니다.

당시 두 기업은 피해자 지원금 분담률이 과도하고 합의에 따라 보상하면 더는 보상하지 않는 '종국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조정안을 거부했습니다.

합의를 통한 문제 해결을 두고 피해자 간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습니다.

환경부는 작년 6월 대법원에서 가습기살균제 사태 관련 국가 책임이 일부 인정된 뒤 합의를 통한 문제 해결을 추진해왔습니다.

대법원판결 후 10여 개 피해자 단체를 만나 의견을 들었고 옥시와 애경산업을 비롯해 2021∼2022년 조정에 참여한 기업과 실무협의회도 운영해왔습니다.

환경부는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해 집단 합의를 이뤄낸 뒤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 하반기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을 개정한다는 계획입니다.

집단 합의를 추진해도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에 따른 피해구제 제도는 계속 유지한다는 게 환경부 방침입니다.

피해 정도나 연령 등에 따라 피해자 간에도 합의로 문제를 마무리 짓길 바라는 쪽과 법에 따라 지속해서 지원받길 원하는 쪽이 갈리기 때문입니다.

이번 간담회에서 환경부는 합의로 문제를 해결하길 원하는 피해자들이 대표를 선정하도록 제안할 계획입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단체는 23곳,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것이 확인된 노출자 단체는 4곳입니다.

단체 수가 많은 것은 피해자들 의견이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환경부 관계자는 "갈등 관리 전문가를 통해 합리적인 피해자 대표 선정 방식을 마련하고 있다"며 "피해자가 선택한 방식으로 대표가 선정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