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달 말 은행에서 2억 원을 대출받은 A 씨.
최근 대출 가산 금리가 높아져 이번 달부터 매달 나가는 이자가 50만 원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A 씨 : 사회생활한 지 얼마 안 돼서 아무래도 대출을 많이 받았는데 제일 낮은 이자여서 이걸로 선택했는데 이것도 조금 부담이 ….] 정부의 대출 규제 움직임 속에 5대 시중은행은 지난 7월부터 26차례 대출 가산 금리를 올렸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 영향에 예·적금 금리는 반대로 모두 내렸습니다.
둘 사이 간격인 은행 예대금리차는 8월과 9월 연달아 커졌고, 고스란히 은행 이익으로 잡혔습니다.
지난 7월부터 강화된 대출 규제로 3분기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분기보다 1조 원 줄었지만, 상반기 높은 순이자마진에 누적 이자 이익은 44조 4천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유지했습니다.
그간 빚 관리를 위해 가산 금리 인상을 암묵적으로 용인했던 금융당국도 예대마진 관리를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김병환/금융위원장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 : (대출받은 사람들이) 고금리로 고통받고 있는데 은행들은 이자 이익을 이렇게 많이 내고, 성과급 주고, 이런 부분들에 대해선 당연히 비판받아야 하고….]
기준금리 인하에도 경제 주체들이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데, 가뜩이나 심각한 내수 부진 속 가계 소비가 살아나지 못하는 한 요인입니다.
[서지용/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 순이자마진을 확보하려고 하는 게 은행들의 전략이고 이자 비용이 자꾸 늘면 민간 소비가 위축되고 국민 경제가 악화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구조적인 문제인 것 같습니다.]
다만 비대면 대출 상품 판매 중단 등 시중은행들의 고강도 규제에 가계대출 증가세가 잡혀가는 상황에서, 빚 총량 관리를 해야 하는 은행들이 다시 대출을 자극할 우려가 있는 대출 금리 인하에 나서기가 쉽지 않을거라는 전망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