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수요 98% 늘 때 송전 설비 겨우 26%↑…전력망 확충 시급"

전력 수요 급증에도 송전망 건설 속도가 부진해 국가기간 전력망을 확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오늘(20일) '산업계 전력 수요 대응을 위한 전력 공급 최적화 방안' 보고서에서 "송전망의 적기 확충을 위한 국가적 지원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최대 전력 수요는 2003년 47GW(기가와트)에서 2023년 94GW로 98% 증가했으며, 발전 설비 용량은 같은 기간 56GW에서 143GW로 154% 늘었습니다.

반면에 송전 설비는 같은 기간 2만 8천260c-㎞(서킷 킬로미터·송전선로 길이의 단위)에서 3만 5천596c-㎞로 26%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전력 수요 및 발전·송전 설비 증가 현황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제공, 연합뉴스)

SGI는 "최근 송전망 건설 사업이 평균 5∼6년 이상 지연되고 있다"며 "잇따른 사업 지연으로 전력 수요를 충족하지 못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보고서는 동해안∼신가평 500㎸(킬로볼트) 초고압 직류송전(HVDC) 건설 사업이 당초 계획보다 66개월 지연됐으며, 북당진∼신탕정 345㎸ 송전선로 사업은 150개월 미뤄졌다고 집계했습니다.

지연 사유로는 주민들의 송전 설비 입지 선정 반대, 사업 인허가 시 관계 기관 의견 회신 지연, 지자체의 시공 인허가 비협조 등이 꼽혔습니다.

박경원 SGI 연구위원은 "현행 지원 체계로는 인허가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현실적인 보상 금액을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전력망 부족으로 인해 필요한 전력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보고서는 송전망 건설 지연에 따라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발전에 필요한 대규모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아울러 송전망 건설 사업이 뒤로 밀리면서 발전 사업의 성장이 저해되고, 전력 생산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