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5일) 의정부을지대병원에 따르면 경기도 북부소방재난본부 소속 한상문(46) 소방위는 지난달 18일 오후 2시 9분 평소처럼 체력 단련을 위해 수영을 하다 갑자기 극심한 어지럼증을 느꼈습니다.
한 소방위는 "극심한 어지럼증을 느껴 바로 수영을 중단하고 물 밖으로 나갔더니 갑자기 경련이 일어났는데, 어떤 행동도 할 수 없다는 두려움이 앞섰다"며 "호흡을 유지하고 마비에서 깨어나기 위해 몸을 꼬집거나 발가락을 움직이는 등 살기 위한 투쟁을 반복했다"라고 당시의 위급한 상황을 떠올렸습니다.
다행히 당시 수영장에 있던 사람들의 도움으로 그는 119 신고가 접수된 지 6분 만에 구급대에 의해 구조되고, 이후 12분 만에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습니다.
내원 결과, 수영 도중 우측 추골동맥이 찢어지면서 우측 혈관이 막혀 오른쪽 소뇌에 급성 뇌경색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뇌졸중 집중치료실로 곧장 이송돼 수액과 항혈소판제를 투여하는 초기 처치를 받았습니다.
주치의인 이동환 신경과 교수는 "대낮에 여러 사람이 있는 장소에서 증상이 나타난 덕분에 골든타임(4.5시간) 내에 병원으로 빨리 이송된 것이 천만다행"이라며 "초기에 발견했고 다른 혈관(좌측 추골동맥)도 비교적 잘 발달해 있어 혈전용해제를 사용하거나 시술 없이 입원을 결정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뇌졸중 집중치료실에 입원한 한 소방위는 경과가 좋아 하루 뒤 일반 병실로 옮겨졌고, 지난달 23일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년간 응급 상황을 판단하거나 초동 조치를 지휘해온 한 소방위는 이번을 계기로 처음으로 환자의 입장을 겪어봤다고 전했습니다.
한 소방위는 "과거에는 119까지 전화 연결이 되고도 말이 어눌한 뇌경색 환자에게서 주소를 알아내기 힘들어 빠른 출동이 어려웠는데, 실제 환자의 입장이 돼보니 (발음 장애를 겪는 와중이라면) 설명이 어려울 수 있겠다고 체감했다"라며 "늦은 밤 혼자 집에서 뇌경색이 발생할 수 있는 노인분들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언어 장애가 있을수록 응급 상황이니, 그럴수록 더욱 빠르게 출동 지시를 내려 병원에 속히 이송시켜야겠다는 사명감이 생겼다"며 "신속하게 이송돼 빠르게 처치하고 치료할 수 있는 대형 병원의 필요성도 절감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혀 뇌의 일부가 손상되는 질환으로, 갑작스러운 발음 장애와 편측마비, 시야 장애, 어지럼증, 심한 두통 등 증상이 나타날 경우 뇌경색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뇌경색의 골든타임은 4.5시간.
이 골든타임을 놓치면 마비가 남거나 삼킴 장애 등 치명적인 후유증이 동반돼 일상생활에서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으며, 뇌 손상이 심각한 경우 사망까지 이르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 교수는 "평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부정맥 등을 갖고 있다면 조심해야 하고, 뇌혈관 질환은 젊은 나이라고 해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며 "뇌혈관 질환의 전조증상인 편마비, 안면마비, 발음 장애, 심한 두통을 반드시 기억하고 의심 증상이 발생했을 경우 바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사진=유튜브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캡처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