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노 요헤이 전 관방장관
일제강점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죄와 반성의 뜻을 나타낸 '고노 담화'를 1993년에 발표했던 고노 요헤이 전 일본 중의원(하원) 의장이 당시 총리도 위안부 모집 등에 강제성이 있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오늘(2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고노 전 의장은 이날 중의원(하원) 홈페이지에 공개된 구술 기록에서 "기억이 애매한 부분이 있어도 심증으로는 분명히 (위안부 모집 등이) 강제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으로 미야자와 기이치 당시 총리도 생각했고, 그런 의미에서 강제가 있었다고 해도 좋다고 보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고노 전 장관은 관방장관을 맡고 있었던 1993년 8월 4일 발표한 담화에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군의 관여 아래 다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상처를 입혔다는 역사 인식을 드러내고 깊은 상처를 입은 분을 대상으로 마음으로부터의 사죄와 반성의 뜻을 밝혔습니다.
그는 당시 회견에서 기자가 강제 연행에 관한 인식을 묻자 "그런 사실이 있었다고 해도 좋다"고 답했습니다.
고노 담화는 일본군이 강제적으로 위안부를 모집했다는 점을 인정해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배상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은 한계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고노 전 의장은 이번 구술록에서 담화 발표 시 미야자와 전 총리의 승낙을 얻은 것과 관련해 "내각의 의사로 말한 것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위안부 강제 연행을 입증할 자료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데려왔다거나 끌고 오라는 군의 자료는 남아 있지 않지만, 군이 그런 공문서를 남길 리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고노 전 장관은 "당시 담화가 한국인만 대상으로 했다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며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이 관여했던 필리핀, 대만, 인도네시아 등도 위안부가 있었으므로 그들과 그 나라도 대상으로 했던 "위안부 문제 전체에 대한 담화"라고 강조했습니다.
고노 다로 디지털상의 부친인 고노 전 의장은 관방장관, 외무상을 지냈으며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중의원 의장으로 활동했습니다.
구술 채록은 2019년 10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31차례에 걸쳐 이뤄졌습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올해 8월 3일 고노 담화 30주년과 관련해 "위안부 문제에 관한 정부의 기본적 방침은 1993년 8월 4일 내각 관방장관 담화를 계승한다는 것"이라며 "기시다 내각도 변경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