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지하차도가 이렇게 물에 잠긴 직접적인 원인은 근처 미호강의 제방이 무너지면서 순식간에 강물이 쏟아져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교량 공사를 위해 둑을 일부러 열어둔 게 문제였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명백한 인재라는 건데, 현장 수습이 끝나는 대로 따져봐야 할 부분입니다.
CJB 박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하차도 침수는 빗물로 늘어난 많은 양의 강물이 갑자기 유입되면서 시작됐습니다.
당초 수위를 감당하지 못하고 미호강 주변 제방이 무너지면서 400m 떨어진 곳까지 밀려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제방이 있던 현장을 직접 찾아 들은 주민의 이야기는 달랐습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발주한 신설 교량 공사 과정에서 덤프트럭 등 중장비들이 원활히 다닐 수 있게 제방 일부를 일부러 없앴다는 것입니다.
[윤두영/오송 궁평리 주민 : 저기 밑이 도로거든요. 하상도로. 하상도로에서 움직이기가 좋거든, 거기로 차들이 공사한 거예요. 그러니까 통로가 열려 있었다 이거죠.]
바로 인근에서 장사를 하면서 몇 년 전부터 공사 현장을 지켜본 주민도 분통을 터뜨립니다.
[궁평리 주민 : 토요일(어제) 새벽 6시에 자기들이 메운다고 메웠는데, 물이 터진 거예요. 이거는 재해가 아니고 인재예요, 인재.]
실제로 지난해 촬영된 현장의 모습을 살펴보니 교량 밑이 뻥 뚫려 있고 둑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곳이 미호천교 교량 공사 현장인데요.
지금은 급한 대로 흙으로 둑을 조성해 놓은 상태지만, 여전히 불안해 보입니다.
교량 사업을 발주한 행복청은 지난 7일 마대자루로 임시 둑을 만들었고 어제(15일) 새벽 방수포를 덮는 추가 공사를 진행했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습니다.
홍수경보 이후 도로 통행제한 등 적절한 조치가 없었다는 이유 등으로 인재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 명확히 규명돼야 할 의혹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영상취재 : CJB 이천기, 화면출처 : 네이버 지도)
CJB 박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