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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소아과 의사, 10년 후엔 다 사라져" 현장의 비명

<앵커>

지난달 어린이날 연휴에 다섯 살 아이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서 끝내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어제(9일)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이런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이야기했습니다. 이대로면 10년 후엔 젊은 의사들, 다 사라질 거라는 경고까지 나왔습니다.

남주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서울에서 고열과 심한 기침에 시달리던 다섯 살 어린이를 태운 119 구급대.

대학병원 10곳에 연락한 뒤에야 겨우 치료받을 곳을 찾았습니다.

정책 미비로 목숨을 잃은 어린 생명에 대한 묵념으로 간담회를 시작한 소아과 의사들은 이대로 가면 소아 필수 의료 기관들이 소멸할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강은식/대한아동병원협회 부회장 : 10년 후에는 30대 소아청소년과 의사를 저희는 볼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소아과가 자연스럽게 소멸이 되어가는….]

현장 목소리는 담기지 않고, 소아 의료 비전문가들이 대형 병원 중심의 정책을 만들어 내면서 그나마 부족한 인력이 대학병원 몇 곳으로만 쏠린다는 겁니다.

[박양동/대한아동병원협회장 : 부족한 소아 진료 인력은 충원되지 않고, 정부는 하드웨어를 확대하는 정책에만 집중하는 상태입니다.]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식, 현장의 상황은 악화일로입니다.

아동전문병원 60여 곳을 실태 조사했더니 소아과 의료진의 주당 평균 근무 시간은 78시간으로 나타났습니다.

중증 어린이 환자를 위한 권역 센터에 경증 환자가 몰리는 상황에도 시급한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조병옥/칠곡경북대병원 소아응급의료센터 교수 : (아동병원) 대기가 3시간이 걸린다고, 진료 빨리 봐야겠으니까 119에 전화해서 왔다고…. 매일 한두 건씩 있어요.]

소아과 의사들은 당장 국무총리 산하 위원회를 꾸려 현실적인 대책을 만들어야 골든타임을 잡을 수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신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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