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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몸 몰래 찍어 공유"…'군부대 불법 촬영' 방 터졌다

<앵커>

부대 안에서 병사들의 몸을 몰래 찍은 영상이 SNS에 공유되고 있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현역 군인임을 인증하면 훨씬 더 수위 높은 영상을 주고받을 수 있는데 군 당국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김지욱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군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듯한 제목의 한 텔레그램 방, 현역 군인과 예비역으로 보이는 700여 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메시지가 올라옵니다.
군부대 불법촬영 공유방

'몰카 몸캠', 즉 불법 촬영한 다른 사람의 몸을 공유할 사람은 연락을 달라고 합니다.
군부대 불법촬영 공유방

그러자, 군부대 내 화장실에서 다른 병사를 찍은 사진이 올라오고, 실시간으로 옆 방 동기의 신체를 몰래 찍었다며 또 다른 사진도 등장합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사진만 수백 장, 동영상도 수십 개나 됩니다.

게시물 대부분이 피해자 모르게 촬영한 불법 촬영물로 보입니다.

[제보자 : 몸 좋은 선임 있다고 하면 선임 사진 올려달라고 하는 그런 식….]

해당 방 운영자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30대 미만의 현역 군인과 입대 예정자나 전역자로 자격을 제한해 참여자를 모았습니다.
군부대 불법촬영 공유방

참여가 더 제한된 현역 군인방이라는 공간도 확인됐습니다.

현역 군인과 군간부만 가입할 수 있는데 지난달 급여 명세서로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제보자 : 인증된 방은 100명 넘게 가입했다고….]

이 방에는 부대 내 생활관 등에서 촬영된 병사들 사이 은밀한 영상 등 훨씬 수위가 높은 게시물이 올라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유하는 영상의 불법성을 의식한 듯 운영 방식도 은밀합니다.

운영자 트위터에 링크가 올라오는데 불과 10분 만에 삭제되고, 어느새 다른 링크가 올라오는 식으로 제2, 제3의 방을 만들며 참여 인원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변경식/변호사 : 800명 정도가 모여서 매우 조직적으로 그리고 대규모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중대한 범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운영자는 한국 군인을 뜻하는 아이디를 가지고 있는데 다른 정보는 일체 알려진 바 없습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김승태,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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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지욱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부대 내 불법 촬영' 수사는?

[김지욱 기자 : 타인의 몸을 몰래 촬영하거나 이런 영상을 공유하는 건 당연히 형사처벌의 대상입니다. 또 부대 내에서 군인 간 부적절한 행위를 하는 것 역시 군형법상 징역 2년 이하의 범죄에 해당합니다. 특히 계급이 존재한다는 군대 특성을 고려해 봤을 때 이런 불법적인 과정에서 강요나 폭력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조금 전까지도 이 방에는 계속 불법적인 사진들이 올라왔던 만큼, 수사 기관에서는 빠른 조치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Q. 국방부 대안은?

[김지욱 기자 : 제가 처음에는 육군본부에 문의를 했었는데요, 해당 방에는 육군 외에도 공군, 해군 등 다양한 병사들이 가담한 정황이 보이자 육군본부에서는 국방부에 문의하라고 안내했습니다. 그래서 국방부에 문의를 했더니 "얼마나 많은 부대와 얼마나 많은 병사들이 개입했는지 파악하기가 어렵다"면서 "군 기강 저해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고, 장병 대상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다소 형식적인 답변만 되풀이했습니다. SBS는 군내 불법 촬영물 관련한 자료를 수사기관에 전달하고, 제보를 받아 끝까지 취재하겠습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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