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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페셜리스트] 코로나 완치 후 머리 '멍'…혹시 우울했나요?

코로나 걸리셨던 분 중에는 '이거 내 얘긴데' 하실 겁니다.

머리가 멍한 상태,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뇌에 안개가 낀 것 같다고 해서 브레인 포그라고 하는데, 그동안 그냥 잘 생각이 안 나고 두뇌 활동이 원활하지 않은 일시적인 상태라고 치부해 왔는데, 알고 보니 이게 질병의 일종이고 우울증과도 깊은 관련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된 건지 따져보겠습니다.

브레인 포그가 질병으로 확인된 계기는 바로 코로나19입니다.

영국 연구팀이 코로나19 완치자 중 브레인 포그 증세가 있는 사람들을 검사해 봤습니다.

언어구사력, 논리력, 집중력은 물론 IQ까지 낮아졌고 증세가 심할수록 그 폭이 더 컸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는 브레인 포그를 롱 코비드의 대표적인 신경학적 증세로 등재했습니다.

의학계에서는 처음에는 이 브레인 포그가 바이러스가 뇌에 침투해 신경세포를 감염시키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유럽 공동 연구팀이 실험해 봤더니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뇌신경세포를 감염시키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코로나19의 브레인 포그는 왜 생겨나는 걸까요?

코로나 바이러스와 싸우느라 생긴 염증 물질이 뇌 속으로 들어가서 염증을 일으켜 브레인 포그 증세를 일으킨 겁니다.

그런데 이 브레인 포그, 우울증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영국 캠브리지대학이 우울증 환자 1만 2천5백 명을 분석했더니 27%는 표준 항우울제가 잘 듣지 않았습니다.

왜 효과가 없을까 분석해 봤더니 이들은 브레인 포그 증상처럼 뇌의 염증 반응이 높았습니다.

뇌 염증 반응이 브레인 포그를 일으키고 우울증까지 유발한 겁니다.

뇌에는 혈액 속 나쁜 물질이 뇌 안으로 못 들어가게 하는 방어막, 뇌혈관장벽이라는 게 있는데, 미국 마이애미 대학 연구 결과 뇌 염증 반응이 이 뇌혈관장벽을 손상시켜 우울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뇌혈관장벽이 깨지면 몸속 독성 물질이 뇌로 더 많이 이동하고 염증 반응은 더 심해져서 우울증이 더 악화되는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이 악순환이 교정되지 않으면 나중에 스스로를 공격하는 끔찍한 참사로 이어질 위험도 커집니다.

결국 염증을 잡는 게 우울증의 새 해법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항우울제와 항염증제를 함께 복용하면 효과가 더 좋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우리 일상에서도 염증과 우울증을 낮추는 습관들이 있습니다.

첫째 적절한 수면이고, 둘째 반 염증 식단인데 대표적인 게 지중해 식단입니다.

세 번째 적당한 운동, 과하면 오히려 염증을 높이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네 번째는 사회에서 고립되지 않는 것입니다.

4가지가 모두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걸 꼽는다면 바로 적절한 수면입니다.

(기획 : 이호건, 구성 : 박정현, 영상취재 : 한일상·이용한, 영상편집 : 이승희·원형희, CG : 서승현·김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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