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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개미 가득" 강남 발칵…가장 골치 아픈 해충인 이유

<앵커>

그제(17일) 서울 강남의 한 가정집에서 마른나무흰개미가 발견됐습니다. 외국에서는 나무로 만들어진 건물을 붕괴시키기까지 할 정도로 해로운 벌레인데요. 오늘 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 이미 오랜 기간 서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장세만 환경전문 기자입니다.

<기자>

그제 서울 논현동의 한 가정집에 날개 달린 벌레 수십 마리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이 현장 출동해 현미경으로 조사한 결과, 마른나무흰개미과 크립토털미스속으로 확인됐습니다.

구체적인 종 확인은 유전체 검사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는데, 마른나무흰개미과가 발견된 건 지난 2021년에 이어 국내 두 번째입니다.

신고자는 창문을 열고 잤더니 나타난 벌레라며 외부 유입 가능성을 의심했지만, 현장 조사 결과는 달랐습니다.

촘촘한 창문 방충망 탓에 밤사이 외부에서 들어오기는 힘들었고, 대신 방에서 베란다로 나가는 창문틀 목재 틈에서 서식 흔적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정환진/환경부 생물다양성과장 : 저희가 현장에 직접 가서 조사했을 때는 외부에서 유입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고 문틈에서 (흰개미가) 서식, 이동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흰개미들에게는 번식기에 생기는 날개가 달렸습니다.

5년 이상 안정된 군집이 이뤄져야 번식에 나서는 만큼, 최근에 유입된 게 아니라 이미 오랜 기간 서식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기존에 국내에서 발견된 흰개미류는 땅속에 살며 젖은 나무를 갉아먹어 피해가 제한적인 데 반해, 마른나무 흰개미는 건축용 목재나 가구 등 마른 나무에도 해를 입혀 가장 골치 아픈 해충의 하나로 꼽힙니다.

[박현철/부산대 생명환경화학과 교수 : (마른나무 흰개미류는) 바짝 마른 가구라든지 침대나 책상이나 모든 나무에 다 피해를 주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문제를 일으키는 종 중의 하나입니다.]

북미와 동남아, 호주 등 우리와 교류가 많은 지역에 널리 분포해 있는데, 다만 인체에 해를 가하지는 않습니다.

환경부는 다음 주 월요일 농림축산 검역본부 등과 함께, 관리 대상 해충인 마른나무흰개미가 유입된 구체적인 경로와 경위를 밝히기 위한 추가 조사에 나섭니다.

(영상편집 :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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