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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쏜 우리별 위성, 우리가 포획한다…고철인데 왜? [더스페셜리스트]

지난 1992년 우리나라 최초의 위성 '우리별 1호'가 발사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인 93년에 '우리별 2호'가 우주에 올라갔습니다.

지금 보기에는 희미하지만 이렇게 한반도의 위성 사진도 찍어 보냈습니다.

지금은 교신이 끊겨서 우주를 홀로 떠돌고 있습니다.

그래서 위성을 만든 카이스트가 이 우리별 2호를 귀환시킬 계획을 준비 중입니다.

그런데, 왜 이 고철 덩어리나 다름없는 위성을 지구로 되돌리려 할까요?

우리나라는 '누리호'라는 자체 발사체를 가지고 있고 '다누리'라는 탐사선을 달까지 보냈지만, 아직 우주에서 아무것도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일본은 2020년 소행성에서 채취한 흙을 지구로 가져오는 데 성공했습니다.

소행성에서 발견된 흙에서 생명체의 유전 정보를 담은 RNA 성분이 발견되면서 지구 밖 외계에서도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렇게 달과 화성, 소행성을 탐사하면서 가져온 샘플을 지구로 가져와야 하는데, 우리는 아직 기술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별 귀환을 통해 우주에 있는 물체를 지구로 되돌릴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려 하는 것입니다.

2단계로 진행되는데요.

먼저 1단계 시도에서는 우리별을 포획해 지구 대기권으로 끌어오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때는 대기와의 마찰로 수거 위성과 우리별이 소멸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첫 번째 위성인 우리별 1호를 되돌리면 의미가 좀 더 있을 텐데, 왜 2호를 선택했을까요?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남쪽으로밖에 로켓을 쏠 수 없습니다.

동쪽에는 일본이, 서쪽에는 중국이, 북쪽에는 북한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우리별 1호는 남쪽과의 각도가 23도 틀어져 있습니다.

반면에 우리별 2호는 남쪽과의 각도가 10도밖에 차이가 안 나서 남쪽으로 로켓을 쏘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별과 같은 속도와 궤도로 수거 위성을 발사한 다음 포획할 계획입니다.

로봇팔로 잡는 방안이 유력한데, 역시 카이스트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휴보'의 로봇팔이 사용되는 것도 검토 중입니다.

위성을 포획하는 기술은 우주 쓰레기 청소 기술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일론 머스크가 '스타 링크'라고 하는 소형 위성 수만 대를 보시는 것처럼 우주로 쏴 올리고 있는데, 이것이 언젠가는 우주 쓰레기가 될 것이고, 결국에는 청소 기술이 필요해집니다.

더 나아가서는 적군의 위성을 포획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권세진/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 우리나라가 앞으로 우주에서 좀 더 다양한 활동을 하는 데에 꼭 필요한 기술입니다. 이 기술들은 선진국에서는 예를 들어서 ITAR(국제무기거래규정)나 MTCR(미사일기술통제체제) 이런 수출 규제로 묶어놓고 있는 기술들입니다. 그래서 반드시 국내 개발이 필요하고요.]

우리별 2호를 대기권으로 가져오는 1단계가 성공하면, 2단계로, 우리별 1호나 3호를 캡슐에 담아 온전한 상태로 지구로 되돌리는 계획이 진행됩니다.

지상 충돌의 충격을 이겨내고 대기와의 마찰열을 견뎌낸다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확보되는 것입니다.

2027년 발사될 6번째 누리호를 통해서 1단계 우리별 송환 계획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제 열흘 정도 뒤면 실제 위성을 싣고 우주로 가는, 누리호 3차 발사가 진행되죠.

이번 누리호가 지금 보는 이 실제 위성을 우주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한다면 우리별 귀환 계획도 탄력이 붙을 전망입니다.

(기획 : 노유진, 구성 : 박정현, CG : 서승현·최재영, 영상취재 : 한일상·신동환, 영상촬영 : 김경태·송낙훈,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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