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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하루 더 했다고 "퇴직금 못 준다"…황당한 보험

<앵커>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사람들은 정해진 보험에 가입해야 합니다. 만약 노동자들이 일하고도 제대로 돈을 받지 못한 경우 그 보험을 통해서 보상해주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원래 약속한 날짜보다 하루를 더 일했다는 이유로 돈을 받지 못했다는 제보가 왔습니다.

보험사와도 갈등을 겪었다는데, 이 내용 정반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남 산청의 딸기농장에서 3년 동안 일한 캄보디아인 춘킴스량 씨.

농장주와 갈등을 빚으면서 퇴직금 852만 원 가운데 329만 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춘킴스량/캄보디아 이주 노동자 : 퇴직금 차액을 받아내기 위해 다니는 것이 너무 힘이 듭니다. 휴가도 내야하고 교통비가 많이 듭니다.]

농장주는 미지급금을 외국인을 고용할 때 자신이 의무 가입했던 '임금 체불 보증보험'을 통해 받으라고 했습니다.

[농장주 : 출국만기보험을 내라고 해서 가입하고 또 서울보증보험에 보험까지 넣었는데, 모자란 부분을 우리 보고 더 내라고 하는 건 (안 되죠.)]

하지만 보증보험사는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춘킴스량 씨가 근로 계약 기간보다 하루 더 일한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하루를 더 일하면서 오히려 임금 체불 발생 시점이 보증보험이 책임지는 기간을 넘겼다는 것입니다.

[SGI서울보증보험 관계자 : 하루이틀 상황으로 보상을 못 받는 피해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희도 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서 보상하는 방향으로 일단 검토하기로 했고.]

춘킴스량 씨는 SBS 취재 이후 뒤늦게 퇴직금 일부를 돌려받게 됐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인천의 한 외국인 노동자는 코로나 기간 고용주의 요청으로 근로 기간을 연장했는데, 알고 보니 임금 체불 보증보험 기간은 연장되지 않아 역시 분쟁을 겪었습니다.

보증보험사는 앞으로 보험 기간 자체를 외국인 노동자들의 근로 계약 기간보다 늘리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보증보험 기간과 제도를 정확히 알리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강동철, 영상편집 : 이상민, CG : 장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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