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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달라"는 이민자 모른 척…뻘건 불길에도 철문 잠갔다

<앵커>

미국과 가까운 멕시코 국경도시에 있는 한 이민자 수용시설에서 불이 나, 40명이 숨졌습니다. 화재 직후 직원들이 철창문을 잠근 채 자기들만 대피하면서 피해가 더 커졌습니다.

신정은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철창 너머로 시뻘건 불길이 타오르고, 다급해진 이민자들은 문을 열어달라며 물건을 던지고 철창을 발로 걷어찹니다.

이민자 수용시설 화재

불길이 더 번져가는데도 철창 바깥에 있던 직원들은 문을 열어줄 생각은 안 하고 건물 밖으로 먼저 나가 버립니다.

직원들이 사라진 직후 수용소 안은 금세 검은 연기로 가득 찹니다.

미국과 국경을 접한 멕시코 북부 시우다드후아레스의 이민자 수용시설 화재 당시 상황이 담긴 내부 CCTV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이민자들의 탈출을 돕기는커녕 수용소 직원들이 철창문을 잠근 채 자신들만 빠져나가 버리는 바람에 40명이 숨지고 28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희생자들은 과테말라와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국가 출신 남성들로, 미국으로 가기 위해 멕시코 국경으로 왔다가 수용소에 갇힌 상태였습니다.

유족들은 참사 현장 앞에 모여 추모 집회를 갖고 멕시코 정부의 책임 있는 대처를 요구했습니다.

[라니엘 무엘로/베네수엘라 이민자 : 사람들이 숨지기 전에, 문을 열 수 있었잖아요. 탈출구와 불과 몇 미터 거리였습니다. 직원들이 (탈출을) 돕고 싶지 않았던 겁니다. 나쁘게 대한 거죠.]

화재 원인과 관련해, 로페스 오브라도 멕시코 대통령은 이민자들에게 책임을 돌렸습니다.

[로페스 오브라도/멕시코 대통령 : (이민자들이 추방될까 봐) 항의하며 수용소 문 앞에 매트를 깔고 불을 지른 걸로 보입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이민자 강제 추방 제도를 해제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멕시코 국경에는 미국행을 희망하는 불법 이민자들의 숫자가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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