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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논두렁 태우다가…온난화도 산불 키운다

<홍승연 기자>

산 중턱에서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단속반과 함께 연기 나는 곳으로 가봤습니다.

한 스님이 쓰레기를 태우다가 황급히 물을 끼얹습니다.

[이런 데는 정말 불을 피우면 안 되는데. (제가 그런 게 아니라 (다른) 보살님이….)]

[전명영/양산국유림관리소 기계화진화대 : (불이) 비산 되어서 뒤(산으)로 옮겨붙을 수 있거든요. 상당히 위험하죠. 절대 있어서는 안 됩니다.]

인근의 또 다른 마을, 농산물 쓰레기 더미가 곳곳에 쌓인 채 방치돼 있습니다.

[임기효/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 : (이런 게) 잘 안 썩거든요. 이걸 이제 (농민들이) 소각하는 거예요. 자기들은 안심하고 태우지만 바람 불면 이리로(산으로) 날아가거든요. 불씨가.]

산불 감시원들이 산 주변 마을을 돌아다니며 계도 활동을 하고 있지만,

[논·밭두렁 태우는 걸 금지하여 주시고….]

산불 10건 가운데 3건 가까이가 쓰레기와 논 밭두렁 등을 태우다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어 입산자 실화, 담뱃불 등이 뒤를 이었는데, 이렇게 절반 정도가 사람 부주의에 의한 실화입니다.

산은 불특정 다수가 출입하는 데다 대부분 CCTV가 없고, 산불의 직접 증거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실화자를 특정하기 쉽지 않습니다.

[서민석/양산국유림관리소 산불담당 : 밤에 살짝살짝 몰래 태우시는 경우가 많아요.]

기후변화도 산불 위험을 키우고 있습니다.

건조한 날씨 속에 낙엽 수분 함유랑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10% 이하로 떨어졌는데, 수분 함유량이 35%일 때보다 두 배나 더 빨리 타들어 갑니다.

여기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 대형 산불로 이어지는 조건이 됩니다.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 특성상 바람이 초속 6미터로 불면 바람이 없을 때보다 20배나 빨리 번집니다.

[권춘근/국립산림과학원 박사 : 화염이 누워버리게 되면 앞으로 전달되는 복사열과 전도열의 거리가 길어지는 겁니다. 그러면서 앞에 있는 연료를 미리 가열시켜요. 그렇기 때문에 확산 속도가 빠른 거예요.]

90년대 112일에 불과하던 연간 산불 발생 일수는 건조한 날이 늘면서 지난해에는 198일까지 늘었습니다.

여기에 기온이 평균 1.5도 상승하면 산불 발생 위험은 8.6%, 2도 상승하면 13.5% 커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권춘근/국립산림과학원 박사 : 사계절 내내 건조하기 때문에 사람이 행위를 했을 때 쉽게 붙을 수 있고, 쉽게 확산 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돼 있고, 앞으로 이런 현상은 점점 심화 될 것으로.]

산림청은 산불 취약 지역의 주요 길목에 산불 감시용 CCTV를 추가 설치하고, 농산어촌의 산불 계도, 예방 활동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달 30일까지인 봄철 산불 특별 대책 기간도 지역 특성과 기후 변화 요인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조정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허 춘, 영상편집 : 이소영, VJ : 안민신, 화면제공 : 국립산림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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