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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다비드상이 포르노?" 美 학교 논란에…이탈리아의 일침

이탈리아 미술관 측, 학부모·학생 초청해 "직접 와서 보고 배워라"

미국 초등학교 수업시간 중 '다비드상'을 보여준 교장이 학부모의 항의로 사임하자, 다비드상을 소장한 이탈리아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일침을 가했습니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의 기독교계 학교인 탤러해시 클래시컬 학교의 캐러스킬라 교장이 지난주 6학년 미술 수업시간에 다비드상을 가르치며 관련 사진을 학생들에게 보여줬습니다.

그 후 '포르노 사진'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는 학부모의 항의를 받고 자진 사임했습니다.

The Statue of David, completed by Michelangelo in 1504 (517 cm × 199 cm) Galleria dell'Accademia, Florence

다비드상은 1504년에 완성된 미켈란젤로의 대표작으로, 구약성경 속 골리앗과의 전투 직전 다윗의 긴장과 결의에 찬 표정과 기개를 다부진 체격과 황금 비율로 표현했습니다.

이 조각상을 보기 위해 매년 170만 명의 관람객이 다비드상을 소장하고 있는 아카데미아 미술관을 방문합니다.

그런데 이 다비드상이 미국의 한 학교에서 '나체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입니다.

(사진= @DarioNardella 트위터, Tallahassee Classical School 페이스북)
▲ 탤러해시 클래식 학교(Tellajassee Classical School)

일부 학부모들은 "나체 조각상인 이 작품을 수업에 사용할 것이라고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며 항의했습니다.

논쟁의 여지가 있는 주제를 가르칠 경우 사전에 학부모에게 통지하도록 한 지침이 있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학교 이사회 의장인 바르니 비숍은 현지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부모는 자녀가 논란이 되는 주제와 사진을 배울 때 언제든지 알 권리가 있다"며 "조각상 사진이 교장의 해고에 영향을 미친 것은 맞지만, 그것만이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다비드 보유국' 이탈리아 뿔났다..."역사에 대한 무지"

논란이 알려지자 '다비드 보유국' 이탈리아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비판에 나섰습니다.

로마에 있는 예술 연구 센터인 아메리칸 아카데미의 인문학 연구 책임자 마를라 스토네는 "다비드 상이 사전에 경고해야 할 만큼 논쟁적인지 의문"이라며 "이번 사건은 미국 내 '문화 전쟁'의 또 다른 사례로 역사에 대한 무지를 보여준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Corriere della Sera)는 다비드상의 성기 부분을 미국을 상징하는 '엉클 샘'의 이미지로 가린 뒤 '망신(vergogna)'이라고 적은 풍자만화를 26일 자 신문 1면에 싣기도 했습니다.

피렌체의 다리오 나르델라 시장도 SNS를 통해 "예술과 포르노를 혼동하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꼬집으며 "예술은 문명이고, 이를 가르치는 사람은 누구나 존경받을 자격이 있다"며 사임한 캐러스킬라 교장을 피렌체로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사진= @DarioNardella 트위터, Tallahassee Classical School 페이스북)

다비드상이 실제 전시돼 있는 아카데미아 미술관의 세실리 홀베르그 관장도 "다비드가 포르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성경의 내용과 서양 문화, 르네상스 예술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의미"라며 문제의 학교 이사회와 학부모, 학생회를 초대해 작품의 '순수함'을 보여주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Galleria dell'Accademia, @DarioNardella 트위터, Tallahassee Classical School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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