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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타이완 버리고 중국 손잡은 온두라스에 '부글부글'

중미 온두라스가 타이완과 단교하고 중국과 정식 수교하면서 미국은 '뒷마당' 격인 중남미에서 중국의 입지가 한층 강화되는 모습을 눈 뜨고 지켜보게 됐습니다.

중국과 온두라스는 오늘(26일) 중국 베이징에서 외무장관 회담을 한 뒤 공동성명을 내고 대사급 외교관계를 맺기로 했습니다.

온두라스 외교부는 어제(25일)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성명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한다면서 "중국 정부는 중국 전체를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정부"라고 밝혔습니다.

중국 견제를 위해 타이완에 힘을 실어주려는 미국 입장에서는 '턱 밑'에서 벌어진 일에 뼈아플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은 이달 중순 온두라스가 중국과의 수교 방침을 발표한 이후 경고를 보냈지만 온두라스의 결정을 막지 못했습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온두라스와 중국의 수교에 대해 "미국이 중앙아메리카에 대한 영향력을 이용해 중국이 세계무대에서 타이완을 고립시키지 못하게 하려 했지만 좌절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온두라스는 중남미의 대표적인 친미 국가이자 타이완의 핵심 수교국이었지만, 지난해 초 좌파 성향의 카스트로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외교 노선이 바뀌었습니다.

카스트로 대통령 측은 대선 후보 시절 타이완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가 취임 직후에는 한 발 물러서는 듯했지만 결국 경제적 이유로 중국 쪽으로 돌아섰습니다.

엔리케 레이나 온두라스 외무장관은 지난 15일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서 타이완이 제공해온 연간 5천만 달러(약 650억 원) 규모의 원조를 두 배로 늘리고, 온두라스가 타이완에 진 6억 달러(7천800억 원) 규모의 부채를 '재조정'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지난 20년간 중남미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쏟아부어 온 것이 미중 간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결실을 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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