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얽힌 돈만 115조 '시한폭탄 부동산 PF'…지방부터 징후

<앵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업계가 어려운데 글로벌 금융 불안까지 높아지면서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부동산 관련 대출에 문제가 생겨 금융회사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인데 박예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부산 사하구의 한 공사 현장입니다.

이곳에는 아파트와 오피스텔과 같은 주거시설과 해양복합문화시설, 상업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부지만 18만㎡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입니다.

그런데 사업 시작 1년 넘게 입구는 자물쇠로 닫혀 있었습니다.

[인근 지역 공인중개사 : 자기들이 뭘 만들고 하겠다라는 게 있는데, 정확하게 결정되는 게 하나도 없어요.]

시행사가 사업 시작과 함께 빌린 돈은 3천700억 원.

분양시장이 악화되고 금리는 급등하면서 사업성이 떨어지는 데다 지자체 인허가까지 지연되자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들은 발을 빼려 하는 상황입니다.

간신히 두 달 유예 기간을 확보했지만, 다음 달까지 이자 비용 400억 원을 구하지 못하면 사업은 좌초 위기에 처합니다.

지난달 대우건설은 440억 원이라는 거금을 날리면서 울산 주상복합 시공권을 아예 포기했습니다.

업계에서는 4월 이후 만기가 도래하는 PF 규모가 3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는데, 재연장이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미분양이 급증하고 있는 지방부터 부실 징후가 나타납니다.

올 들어 폐업 신고한 건설업체 800여 곳 가운데 510곳이 지방 업체였습니다.

업계에서는 '벚꽃이 피는 순서로 PF 부실이 터질 것'이라는 말까지 공공연히 거론되는데, 이는 금융회사들 부실로 전이됩니다.

특히 부동산 상승 국면을 기회로 보고 5년 새 대출 규모를 3배 넘게 늘린 제2금융권이 문제입니다.

현재 비은행권 부동산 PF 규모는 115조 5천억 원.

저축은행 연체율은 9개월 만에 2배로 뛰었습니다.

부동산 대출시장의 '큰 손'으로 통하는 새마을금고의 경우 관련 대출 연체율이 9%를 넘고 금액은 5조 원에 달합니다.

[주원/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 : 자금 여력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그런 금융사들이 엮여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이 작은 금융사들의 뱅크런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커진 상황에서 부동산 PF가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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