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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쇼] 이정모 "두꺼비? 꿀벌? 산불…최대 도전은 기후 위기"

- 두꺼비 암수 1:10, 성비불균형 커져
- 국내에서만 꿀벌 130억 마리 사라져
- 가뭄에 지난해 대비 산불발생 1.5배
- 여름 늘고 겨울 줄고…기후위기 심각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9:00)
■ 일자 : 2023년 3월 20일 (월)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이정모 전 국립과천과학관장

▷김태현 : 김태현의 정치쇼 2부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정치 얘기 아니고 조금 다른 얘기해 보겠습니다. 자연생태계 얘기해 볼 건데요. 바로 두꺼비 얘기입니다. 웬 두꺼비냐 이렇게 생각하시겠지만 바로 그 궁금증을 저희가 풀어드리도록 하지요. 국립과천과학관의 이정모 원장 전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관장님, 안녕하세요.

▶이정모 : 안녕하세요. 한 달 전에 국립과천과학관장에서 퇴임한 이정모입니다.

▷김태현 : 전 관장이시라고 제가 칭하도록 하겠습니다. 관장님, 두꺼비가 멸종위기종이다 이런 얘기 나오던데 맞나요?

▶이정모 : 믿기 어렵겠지만 두꺼비는 멸종위기종이 아닙니다.

▷김태현 : 그런가요?

▶이정모 : 1998년에 환경부가 양서류 가운데 꼬리치레도롱뇽, 도롱뇽, 두꺼비, 물두꺼비, 북방산개구리, 아무르산개구리 이 모두 6종을 '멸종위기종'이 아니라 '멸종위기야생동물 해제종'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김태현 : '해제'라는 얘기는 지금은 멸종위기가 아니라는 거네요?

▶이정모 : 네, 새로운 서식지가 발견되었다는 이유입니다.

▷김태현 : 다행이네요.

▶이정모 : 상식적으로 개체수가 옛날보다 더 늘었을 리는 없잖아요.

▷김태현 : 그렇겠지요.

▶이정모 : 시민들이 관심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서식지가 발견되자 멸종위기종에서 해제한 것이지요.

▷김태현 : 그런데 두꺼비의 암수 성비 불균형이 심각하다 이런 얘기가 있던데요. 이게 무슨 두꺼비가 남아선호사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게 무슨 얘기예요?

▶이정모 : 그러니까 사람을 생각하면 암컷과 수컷 비율이 한 1 대 2쯤 되어야 하잖아요.

▷김태현 : 네, 1 대 2.

▶이정모 : 그렇지만 실제로 자연에서 그런 일은 거의 없습니다. 수컷이 아예 없는 경우도 있어요.

▷김태현 : 그래요?

▶이정모 : 예를 들어 '채찍꼬리도마뱀'이라는 동물은 암컷만 있습니다.

▷김태현 : 그러면 번식이 안 되잖아요.

▶이정모 : 암컷 혼자서 번식을 잘해요.

▷김태현 : 정말요?

▶이정모 : 네, 자연에 그런 일이 많습니다. 심지어 동물원에서는 '귀상어'와 '코모도왕도마뱀'이 수컷을 보지도 못했는데도 알을 낳고, 또 깨어난 새끼는 모두 수컷인 적도 있어요.

▷김태현 : 진짜 신기하다. 그러면 이 두꺼비는 암수 성비 불균형 어때요?

▶이정모 : 두꺼비는 보통 1 대 5 정도로, 정확하게 우리가 연구를 안 했었는데요. 그러니까 암컷 1마리에 수컷 5마리 정도라고 저희가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올해 조사해 보니까 암컷 1마리에 수컷이 10마리씩 관찰되고 있는 겁니다.

▷김태현 : 불균형이 두 배로 늘었네요?

▶이정모 : 네.

▷김태현 : 그러면 이거 왜 그런 거예요?

▶이정모 : 이게 문제인 거지요. 그러니까 이것이 왜 이렇게 늘었을까. 일단 사람들이 두꺼비를 보호하기 위해서 막 산란장으로 옮겨줘요. 그러다 보니까 2021년에는 1,832마리로 이렇게 왔는데 작년에는 1,291마리로 떨어지더니 올해는 940마리로 줄었어요.

▷김태현 : 계속 암컷이 주는 거잖아요.

▶이정모 : 아니, 절대적으로 암컷 수컷이 다 줄었지요. 암컷 수컷이 다 줄었는데 올해에는 그 비율이 심각해요. 올해는 1 대 5였다가 올해는 1 대 10으로 늘어나버렸습니다. 암컷 1마리에 수컷이 10마리가 된 거예요.

▷김태현 : 그거 왜 그렇다고 보신 건가요? 그 이유는요. 이상기후 얘기하는 분들도 계시고 로드킬 때문에 그렇다는 분들도 계시던데요.

▶이정모 : 그러니까 일단 과학적인 증거는 없지만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이상기후 때문이지요. 실제로 기후변화 때문에 산란시기가 빨라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기후변화 때문에 산란행동이 달라지는 것이에요. 그러고 파충류인 악어나 거북이를 보면 산란 시 둥지 있잖아요. 모래 온도에 따라 암수 비율이 크게 변합니다.

▷김태현 : 모래 온도요?

▶이정모 : 그러니까 거북이는 온도가 오르면 암컷이 태어나고, 온도가 낮으면 수컷이 태어나는 경향이 있어요. 악어류는 둥지 온도가 33도에서 플러스마이너스 0.5 사이에서는 수컷이 태어나지만 32.5도보다 낮든지 33.5도보다 높으면 암컷이 태어나요.

▷김태현 : 그러면 진짜 이상기후 때문에 암컷 수컷 태어나는 게 확 바뀌어서 그럴 수도 있겠네요.

▶이정모 : 그렇지요. 그러니까 기후가 파충류의 암수 비율에 영향을 준 것처럼 양서류인 두꺼비도 같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일단 짐작하고 가설을 세울 수 있겠지요. 다만 과학적인 증거를 찾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김태현 : 관장님, 로드킬 이거는 뭐예요? 이것 때문에 그런다는 분석이요.

▶이정모 : 그러니까 로드킬이 특별히 암컷만 죽이는 것은 아니잖아요.

▷김태현 : 그렇지요. 길 가다가 차 같은 데 치여서 죽는 건데.

▶이정모 : 사람 주거지랑 도로가 늘어나면서 원래 양서류의 산란장으로 가기가 어려워졌어요. 로드킬을 당하는 비율이 엄청나게 많아졌지요. 로드킬은 성비의 변화보다는 개체수 감소의 원인으로 봐야겠지요. 더 심각한 일이 벌어지기 전에 양서류 산란장 이동통로에는 그들만을 위한 통로를 따로 만들어줘야 됩니다. 왜냐하면 두꺼비는 먹이사슬의 중간부에 위치해 있어요. 그러니까 아주 위쪽이면 괜찮은데, 그나마 조금 나은데 생태계의 중간부에 있기 때문에 위아래로 생태계에 큰 영향을 주는 동물입니다.

▷김태현 : 그러면 이 중간 단계에 있는 두꺼비가 만약에 멸종된다 그러면 생태계가 완전히 이상해지는 건가요?

▶이정모 : 그러니까 완전히 멸종되면 정말 큰일나는 일인 거고요. 지금같이 줄어드는 속도를 최대한 줄여놔야 되는 거지요.

▷김태현 : 관장님, 얼마 전에 봤던 기사인데요. "꿀벌이 집단실종되고 있다." 뭐 이런 기사 봤거든요. 이거의 원인에 대해서 이것도 이상기후 때문이다, 아니면 사람들이 살충제를 많이 써서 그런다 여러 가지 원인이나 의견이 분분하던데요. 관장님, 꿀벌 집단 실종에 대해서는 이거 어떻게 보고 계세요?

▶이정모 : 예전보다 살충제 사용이 훨씬 줄었잖아요. 1년 전과 비교해서 꿀벌 개체수가 거의 지금 절반으로 줄었거든요. 마리로 치면 한 130억 마리 이상이 우리나라에서만 사라진 거예요.

▷김태현 : 130억 마리요?

▶이정모 : 네. 갑자기 살충제를 그렇게 막 뿌렸을 리도 없잖아요. 결국 남는 건 기후변화가 그 원인이 될 거라고 우리가 짐작해 봐야지요.

▷김태현 : 꿀벌 죽는 게 기후변화랑 무슨 상관 있는데요?

▶이정모 : 원래 꿀벌이 생태계가 있잖아요. 자기가 깨어나야 될 날이 있고, 잠깐 잠들어야 될 날이 있는데 그것이 다른 거예요. 이 꿀벌이 줄어드는 게 보통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꿀 한 티스푼 모으려면 꿀벌 12마리가 평생 꿀을 따러다녀야 되는 거예요, 꿀 한 숟갈이요. 그런데 우리가 먹는 꿀이 비싸지는 게 아니라 그 많은 식물들이 수분을 못 하는 게 되는 게 문제이지요. 꿀벌이 줄어드는 건 결국 우리의 식량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김태현 : 꿀벌이 줄어드는 것도 이상기후 때문이다.

▶이정모 : 네.

▷김태현 : 평창에서도 어제 산불이 났다는데 최근에 산불 많이 나잖아요. 이 산불 많이 나는 것도 이상기후 때문인가요?

▶이정모 : 최근 누구나 느끼는 일이지요. 10년 전과 비교하면 산불 횟수가 정말 많이 나오지 않습니까?

▷김태현 : 그러게요.

▶이정모 : 올해만 해도 벌써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산불 발생이 1.5배가 늘었어요. 그러니까 온도가 높아지면 가뭄이 심해지고, 가뭄은 산불을 낳고, 그다음에 또 홍수와 산사태로 이어집니다. 지금 우리 인류에게 최대 도전은 기후위기가 맞는 것 같아요.

▷김태현 : 관장님, 외신 보면 이상기후 얘기들 많이 하잖아요. 추운 날에 덥고, 유럽은 겨울인데 너무 덥고, 미국 같은 경우 얼마 전에 폭설 오고 이런 이상기후 보도들 많던데요. 아직까지 제가 볼 때 우리나라에서는 그 정도의 이상기후는 없는 것 같던데, 상황이 어때요?


▶이정모 : 그런데 우리나라의 기후변화는 전 세계의 평균보다 많습니다.

▷김태현 : 그런가요?

▶이정모 : 네. 1.1도보다 더 올랐고, 우리나라도 더 많이 변했어요. 그런데 그만큼, 그 이야기는 우리가 기후변동성이 커지면서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거지요. 비가 와도 한꺼번에 많이 오고, 가뭄이 와도 심하게 들고, 더워도 더 심하게 덥고, 추워도 더 심하게 추워지고 있는 겁니다. 우리가 수천년 동안 알고 지냈던 우리 기후가 더 이상 우리 기후가 아닌 것이지요. 6월에 시작하던 여름이 이제 5월에 시작하고 있어요. 11월에 시작하던 겨울이 12월에 시작하고 있고요.

▷김태현 : 그러니까 예전에 사계절 그랬는데 지금은 여름이랑 겨울만 있다 뭐 그 얘기 나오는 거랑 마찬가지, 비슷하겠네요.

▶이정모 : 이때 또 중요한 게 뭐냐 하면 숫자가 중요한데요. 요즘 봄과 가을이 사라졌어 이렇게 말씀 많이 하시잖아요.

▷김태현 : 맞아요, 그런 것 같아요.

▶이정모 : 실제로 봄은 6일 늘었습니다. 그러니까 시작점이 달라지니까 우리가 그 차이를 막 못 느끼는 거예요. 그래서 느낌으로만 보지 말고 실제 숫자로 따져봐야 돼요. 10월 가을 줄고 추운 겨울 줄었고요. 따뜻한 봄 늘고 더운 여름 왕창 늘었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오늘 너무너무 재미있는 얘기 많이 들었는데요. 오늘 시간관계상 여기까지 해야 될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이정모 : 감사합니다.

▷김태현 : 지금까지 국립과천과학관장의 이정모 전 관장님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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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김태현의 정치쇼]

김태현의 정치쇼 (시간 수정/오전 7시~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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