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 SVB 파산 전 9만 주 팔았다…2만 주 더 산 국민연금과 대조

한국의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가 최근 금융계를 뒤흔든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 직전 보유했던 실리콘밸리은행 모기업 주식의 상당 부분을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반면 한국 국민연금은 이 기간 같은 주식을 추가로 매입해 결과적으로 손실 규모가 커지게 됐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공시 자료를 종합하면 한국투자공사는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실리콘밸리은행의 모회사인 SVB파이낸셜의 주식 2만 87주를 보유한 것으로 신고했습니다.

공시 시점 기준 평가액은 우리 돈 약 60억 2천만 원이었습니다.

이는 지난해 9월 30일 보고한 11만 3천561주 대비 82.3%가 줄어든 것으로, 4분기 사이 400억 원어치가 넘는 지분을 매도한 셈입니다.

한국투자공사는 미국 주식시장이 상승세였던 2021년 3분기부터 SVB파이낸셜 지분을 크게 늘려 지난해 3월 말 기준 14만 3천520주, 1천149억 4천만 원 상당액까지 보유했으나, 이후 단계적으로 보유량을 줄여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9월 말 8만 911주에서 연말 10만 795주로 지분을 늘렸는데, 평가액은 356억 2천만 원에서 302억 2천만 원으로 오히려 줄었습니다.

여기에는 국민연금 직접투자분만 반영됐고 위탁운용분은 제외됐습니다.

SVB파이낸셜 주가는 은행 파산 여파로 지난 9일 106.04달러로 급락해 지난해 말 대비 반토막이 났고, 이후로는 거래 정지 상태가 됐습니다.

국민연금이 주가 하락기에 '물타기'에 나섰다가 원금 회수 전망마저 불투명한 상황에 놓인 셈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투자공사는 "현재 해당 주식은 거래 중지 상태로, 당장 대응은 어렵지만 앞으로 SVB의 피인수 가능성 등을 포함해 여러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민연금 측도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공시 외에 투자 내역은 공개하지 않지만 직접 및 위탁을 포함해 보유 지분은 2021년 말 대비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습니다.

(사진=한국투자공사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