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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⑧] "지분 내 것 아냐"…돌고 돌아 '측근 은진혁'

<앵커>

저희는 펀드 운용사인 알케미스트의 지분 80%를 가지고 있다가 외국 법인에 넘긴 사람이 누군지도 확인해봤습니다. 취재 결과 그 사람은 어제(7일) 전해드렸던 은진혁 씨와 인척 관계였습니다. 은진혁 씨는 지난 2000년, 벤처기업인과 재벌 2세 모임을 시작으로 최태원 SK 회장과 끈끈한 관계를 맺어온 최측근입니다. 은 씨가 헤지펀드에 몸담았던 2009년, SK 계열사들이 그 헤지펀드에 수천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었고, 반대로 SK가 어려울 때 돕기도 했던 사람이 바로 은진혁 씨입니다.

그렇다면 은 씨의 인척이라는 그 사람은 어떻게 그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었던 건지, 고정현 기자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끝까지 판다 팀은 자신의 알케미스트 지분 80%를 케이맨제도 법인으로 넘긴 A 씨를, 은진혁 씨 부부 소유의 서울 강남 빌라 등기부등본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A 씨가 지난 2013년 2월, 은 씨 부부 소유의 빌라를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렸기 때문입니다.

근저당 금액은 5억 4천만 원, 4년 뒤인 2017년 6월에 해지됐습니다.

은 씨 부부가 A 씨에게 자신이 사는 집을 담보로 제공한 겁니다.

취재진과 만난 A 씨에게 관련 질문을 했더니,

[A 씨/알케미스트 초기 최대주주 : (남의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기가 사실, 그게 일반적이진 않잖아요.) 네. (그러면 좀…친인척인 거죠?) 뭐 그냥…아는 사이죠.]

알케미스트 지분 80%를 넘긴 경위를 묻자, 모른다는 말만 반복합니다.

[A 씨/알케미스트 초기 최대주주 : (케이맨제도에 있는 회사에 어떻게 파신 건지?) 자세한 건 전 잘 모릅니다. (주○○ 씨는 아십니까? 타이완인 주○○, 추○○.) 몰라요. 몰라요. (케이맨제도에 있는 회사 대표인데?) 몰라요. 몰라요. (모르는데 막 (지분을) 팔 수가 있어요?) 몰라요 제가 사실 이게. 몰라요 진짜로 진짜.]

알케미스트 대주주였던 A 씨는 알케미스트로부터 얻은 수익은 없었다고 말했고,

[A 씨/알케미스트 초기 최대주주 : (대주주로서 이 회사한테 받으신 금액이나, 아니면 배당금 같은 걸 받으신 거….) 그런 거 없어요. 없어요. (한 푼도 없으세요?) 네 없어요. 없어요.]

거듭된 질문에 해당 지분은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고 실토했습니다.

[A 씨/알케미스트 초기 최대주주 : (다른 분 소유인 거를 좀 잠시 맡아둔 건가요?) 뭐 그렇다고 볼 수 있겠죠. (다른 분이라는 건 은진혁 씨?) 뭐 그거는 이제 말씀드릴 수 없고요.]

취재 결과, A 씨는 은 씨의 인척이었습니다.

부부 소유 빌라를 담보로 빌려줄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던 겁니다.

[은진혁 : (A 씨라는 분이 선생님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린 게 있어서.) 아, 네. (저희가 이제 (알케미스트는) 은진혁 선생님 것이 아닐까 이렇게 의심을 한 거거든요.) 아 그거는 전화해서 확인해보세요. 이○○ 대표 찾아갔다면서요. 저도 연락받았거든요. 거기 전화하시면 돼요.]

하지만 알케미스트 대표는 물론 알케미스트도 은진혁 씨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A 씨가 알케미스트를 사실상 차명 소유했다고 밝힌 만큼, 은진혁 씨가 인척을 앞세워, 알케미스트에 사실상 지배력을 행사했다는 의구심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하성원. VJ : 김준호, CG : 최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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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희는 어제오늘 이틀 동안 재계 2위인 SK그룹과 사모펀드 운용사, 알케미스트의 수상한 관계에 대해서 자세히 전해 드렸습니다. 저희가 제기한 의혹 가운데는, 법을 어긴 걸로 보이는 여러 정황들도 있는데, 만약 그게 사실로 드러난다면 그 피해자는 관련 회사들을 믿고 투자했던 주주들입니다.

저희 끝까지 판다 팀은 사모펀드 운용사, 알케미스트의 진짜 주인이 누군지 찾기 위해서 앞으로도 취재를 계속 이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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