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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②] "각별한 주의!"…꽁꽁 숨긴 파트너

<앵커>

사모펀드 운용사가 투자자를 모집해서 돈을 모은 뒤에 어떤 기업을 인수하고, 그것을 나중에 다시 팔아서 수익을 나눠 갖는 건 흔한 일이고 불법도 아닙니다. 앞서 보신 거래에서도 SK는 문제가 없는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취재를 해 보니까, 수상한 점이 또 하나 눈에 띄었습니다. SK는 자신들이 투자한 사모 펀드 운용사가 가능한 눈에 띄지 않도록, 밖으로 알려지지 않게 숨기려고 노력했던 정황이 확인된 겁니다.

이어서 이현영 기자입니다.

<기자>

이른바 모차트르딜, 이 거래에 참여한 운용사는 알케미스트와 그래비티입니다.

공동 참여로 운용사 간 협약서가 필요한데, SBS 끝까지판다팀이 이 문건을 입수했습니다.

사모펀드의 키파운드리 인수 약 다섯 달 전인 2019년 11월 초 작성됐는데, 문건 제목은 'GP 협약서 수정본 to SI LP', 운용사 간 협약서 초안을 공동 운용사인 알케미스트가 아닌 투자자인 SK하이닉스에게 보내는 내용입니다.

이런 식의 수정을 거쳐 만들어진 다른 버전의 협약서에는 아예 문건 수정자로 SK하이닉스 직원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SK하이닉스와 알케미스트가 사실상 한 몸처럼 움직인 거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기업 전문 변호사 : 운용사들 사이의 협약 내용에 투자자가 관여할 수는 없습니다. 그건 불가능한 얘기입니다. 원칙적으로 관여해서도 안 됩니다.]

투자자, SK하이닉스의 요구 사항을 정리한 'LP 주요 피드백' 문건에는 키파운드리 장비 가치와 산업 관련 보고서를 SI, 즉 전략적 투자자인 SK하이닉스가 준비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펀드 운용사가 만드는 인수대상 기업의 주요 분석 자료를 투자자가 직접 쓴 겁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딜에 대한 기사가 나오지 않고, GP2, 즉 알케미스트 프로필이 공개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는 내용까지 있습니다.

또 다른 운용사 그래비티에게는 운용 인력 프로필을 포함한 소개 자료를 만들라고 요청하면서, 알케미스트는 누가 일하고 있는지 등의 프로필이 외부에 알려지면 안 된다고 SK하이닉스가 요구했던 겁니다.

모차르트 딜 관련자는 당시 알케미스트 존재가 부각되지 않도록 또 다른 운용사인 그래비티가 필요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모차르트딜 관여자 (대독) : (SK와의 관계로 인해) 알케미스트가 단독으로 하기에는 1차적으로 그들 존재가 드러나는 부담감도 있고, (SK 외에 다른) 투자자를 직접 찾아 나서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그 역할을 대신해줄 운용사가 필요하다고 (했어요).]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하성원, VJ : 김준호, CG : 서승현·김정은)

▶ [단독①] 작전명 '모차르트'…SK의 수상한 파트너
▶ [단독③] 알케미스트만 웃는 거래…모두 SK 관련 기업
▶ [단독④] 출입 명단 속 회장 측근…"판 짜는 사람"
▶ [단독⑤] "한국 사람들 소설 쓰는 거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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