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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서 난민 선박 난파…재연돼버린 '크루디의 비극'

<앵커>

8년 전 전 세계인들을 울린 사진입니다. 시리아 내전을 피해 가족과 함께 배를 탔던 3살 아이, 쿠르디가 튀르키예의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를 계기로 난민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다른 나라로 향하는 과정에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적지 않고, 어제(26일) 이탈리아 해변에서도 어린이 12명을 포함해 60명 넘는 난민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문준모 기자입니다.

<기자>

산산조각 난 선박 파편들이 해변을 따라 어지럽게 흩어져 있습니다.

신발과 가방, 구명조끼도 곳곳에 널부러져 있습니다.

바다로 뛰어든 구조대원들이 거친 파도 속에서 실종자들을 찾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 어제 새벽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주 앞바다에서 200명 가까운 난민을 태운 선박이 암초에 부딪혀 난파됐습니다.

이 사고로 지금까지 최소 63명이 숨졌고, 사망자들 중에는 아기를 포함한 어린이들도 12명이나 포함됐습니다.

[롬바르도/경찰 :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을 구조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많은 시신들을 함께 수습했습니다.)]

배에 타고 있던 난민 80여 명은 구조된 상태입니다.

UN난민기구는 실종된 사람들이 최소 수십 명에 달한다며 사망자가 100명을 넘을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난파된 선박은 20m 길이의 목조 선박으로 닷새 전 튀르키예를 출발해 지중해 중부를 지나 이탈리아 남부 해안에 접근했다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선박 탑승자들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란, 파키스탄, 소말리아 등지에서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탈리아 남부는 유럽으로 밀항하려는 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경로 가운데 하나로, 사고 선박이 지나온 지중해 중부는 사고가 매우 잦은 위험한 항로로 알려졌습니다.

난민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온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기상 예보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작은 어선에 200명을 태우고 출항한 것 자체가 범죄 행위"라며 밀입국 단속을 지속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영상편집 : 김병직, CG : 서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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