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발언을 한 백인 만화가의 만평을 미국 신문들이 지면에서 퇴출하자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되레 현지 신문들을 겨냥해 백인에게 인종차별적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머스크는 미국 신문사 수백 곳이 흑인 혐오 발언을 한 만화가 스콧 애덤스의 만평 '딜버트' 연재를 중단하자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미국 언론들이야말로 인종차별을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미디어는 매우 오랫동안 백인이 아닌 사람들에 대해 인종차별을 했고, 이제 그들은 백인과 아시안에 대해 인종차별을 한다"고 머스크는 말했습니다.
머스크는 이후 자신의 발언이 트위터에 또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해당 트윗을 삭제했습니다.
머스크의 인수 이후 트위터는 대규모 정리해고와 혐오 콘텐츠 허용 논란 등을 겪었고 이는 대규모 광고주 이탈로 이어졌습니다.
이번에 머스크의 트윗 소식을 접한 시민단체 '컬러 오브 체인지'는 광고주들에게 트위터 보이콧을 거듭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와 USA 투데이 네트워크 산하 신문사,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 수백 개 신문사는 애덤스가 유튜브 채널에서 흑인혐오 발언을 했다면서 직장 풍자 만평인 딜버트 연재를 중단했습니다.
1989년부터 딜버트를 수많은 신문에 연재해 온 애덤스는 지난 22일 '백인이 되는 것도 괜찮다'는 것에 동의하는 흑인이 절반을 약간 넘는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반발하며 유튜브 채널에서 인종차별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그는 "흑인의 거의 절반이 백인과 어울리지 않는다면 그게 증오집단"이라며 "그들과 어떤 관계도 맺고 싶지 않다. 백인들에게 하고 싶은 충고는 흑인들에게서 벗어나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머스크가 인종차별이나 반유대주의 발언 그 자체보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의 '언론의 자유'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는 행태를 보인다"고 꼬집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