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아파트 입주 예정자 모임" 카페, '업자'가 개설한 거였다

<앵커>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예비 입주민들의 인터넷 카페가 생겼는데, 알고 보니 입주용품을 판매하는 업체에서 영업용으로 만든 것이었다는 제보가 왔습니다. 이런 사실을 모른 채 가입한 사람들은 업체 상술에 동원됐고, 개인정보도 도용당했다고 말합니다.

박재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 파주의 신축 아파트 입주를 앞둔 우 모 씨.

다른 예비 입주자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구매도 알아볼 겸 지난해 10월 만들어진 아파트 예비 입주자 인터넷 카페에 가입했습니다.

[A 씨/예비 입주자 : 제가 만들까 했었어요. 좀 기다려보자, 누군가 만들겠지 하고 기다렸는데 조금 이따 만들어지더라고요.]

회원 수는 금방 400명을 넘겼고, 단체 채팅방까지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점점 이상한 점이 발견되기 시작했습니다.

[A 씨/예비 입주자 : 관리를 안 하다가 공동구매 글을 올리니까 갑자기 블라인드 처리를 하고 그 사람 강퇴를 시키고.]

카페는 또 입주민들에게 특가라며 공기 청정 서비스를 안내했는데, 서비스 업체와 직접 통할 때보다 10% 비싼 가격이었습니다.

[A 씨/예비 입주자 : 제가 알아봤던 똑같은 브랜드의 업체였는데 세대당 한 4만 원씩도 차이 나더라고요. 입주 박람회로 해서 특가라고 올려놓은 가격이.]

한 달이 지나서야 입주 관련 전문 업체가 만든 상업용 카페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카페 가입용 개인정보가 도용된 정황도 나왔습니다.

실체를 알게 된 입주자들이 새로운 카페를 만들자, 업체 측이 기존에 확보하고 있던 입주민 이름과 동·호수가 적힌 계약금 영수증을 이용해 입주민인 척 새 카페에 잠입했다가 적발된 것입니다.

[B 씨/예비 입주민 : 정확합니다. 저희 신랑 글씨체예요. 어떻게 악용할지 모르는 문제다 보니까 좀 당황했어요. 많이.]

해당 업체 측은 "영업을 위해 누구나 카페를 만들어 운영을 할 수 있으며 입주자 개개인의 동의서를 받고 만드는 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최혜란, VJ : 김종갑·이준영)

---

<앵커>

이 내용 취재한 박재연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영업용 카페' 더 있다?

[박재연 기자 : 해당 업체가 입주자 카페를 만들어놓고 입주민을 상대로 영업하는 곳이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기 수원과 양주의 아파트도 입주자 카페가 개설돼 있는데 운영자 아이디를 확인해보니 파주 사례와 동일했고 카페에서 입주용품 판매 업체들을 소개하는 광고 배너 양식도 유사했습니다. 이 업체는 안산의 한 아파트단지에도 입주자 카페를 개설해 입주 박람회를 열었는데요, 실제 입주자들이 만든 카페와 갈등을 빚기도 했습니다.]

Q. 진짜 카페 vs 가짜 카페, 구별 방법은?

[박재연 기자 : 인터넷 카페는 누구나 만들 수 있고 가입을 강제하는 것도 아니라서 법적으로 규제할 방법이 없고 관리 주체도 분명하지 않습니다. 주민들은 가짜 카페로 예비 입주자들이 분산되면서 50% 이상 동의가 필요한 입주자 대표 회의나 입주자 예정 협의회 등의 구성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호소합니다. 겉모습만으로는 구분하기 쉽지 않은 만큼 실제 입주민들의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가 많은지를 봐야 합니다. 유해 스팸이나 광고 차단 등 관리가 잘 되지 않거나 입주 관련 협력업체들에 대한 광고나 권유가 너무 많다고 하면 일단 의심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