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바보 · 남조선것들' 또 막말…열병식 땐 주변에 서더니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또 막말을 섞은 담화를 내놨습니다.

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 때 김정은의 딸인 김주애에게 완전히 밀려나 위상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는데, 대남·대미 비난에서는 여전히 선봉장 역할을 맡고 나선 겁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 하루 뒤인 오늘(19일) 내놓은 담화에서 남한을 향해 "바보들", "남조선 것들" 등 거친 언사를 쏟아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위임'했다는 담화에서 김여정은 "바보들이기에 일깨워주는데 대륙간탄도 미싸일로 서울을 겨냥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남조선 것들을 상대해줄 의향이 없다"고 조롱했습니다.

아울러 남측의 '담대한 구상'을 비롯한 당국 간 대화 제의에 호응할 뜻이 없음을 명백히 밝히면서 남측을 깎아내렸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윤석열 정권을 상대할 가치도 없다는 김정은의 의중이 그대로 반영됐다"며 "반발이 아니라 거의 무시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여정은 과거부터 막말로 점철된 담화를 내놓기로 악명이 높습니다.

지난해 11월 24일 내놓은 담화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을 "천치바보"로 지칭하며 비난하는가 하면 사실상 정권 반대 운동을 선동하며 남남갈등을 조장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2월 20일 담화에서는 북한이 정찰위성 시제품서 찍었다고 공개한 사진의 해상도가 열악하다는 남측 전문가들의 평가에 대해 "개나발들을 작작", "개 짖는 소리", "주둥이" 등으로 불만을 여과없이 드러냈습니다.

김여정 이름으로 발표된 담화의 3분의 2가 천박한 막말을 사용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김종원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김여정이 지난해 11월 24일까지 발표한 21건의 담화를 조사해 모두 14건에서 '원색적 표현'이 사용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이후 발표된 3건의 담화를 포함하면 2020년 3월 이후 이날까지 김여정 명의로 발표한 24건의 담화 가운데 '원색적 표현'이 사용된 담화는 모두 16건에 달해, 3분의 2가 이른바 '막말 담화'로 분류됐습니다.

김종원 부연구위원은 "김여정은 북한 체제에 위협적인 상황이라고 인식했을 때 직설적이고 원색적 비난을 담은 담화를 발표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대북 전단 살포나 한미연합훈련, 선제타격 발언 등이 '북한 체제에 위협적인 상황'에 해당했으며, 이 경우 담화 발표 이후 남북연락 채널 차단이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실질적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김여정은 이번에도 "적의 행동 건건사사를 주시할 것"이라며 "적대적인 것에 매사 상응하고 매우 강력한 압도적대응을 실시할 것"이라며 강대강 대응을 시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