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기자는 반나절, 챗GPT는 20초?…정말 팩트체크 됐을까

<앵커>

인공지능 기술로 대화를 나누고 글을 쓰는 챗GPT에 대해서 오늘(14일)도 짚어보겠습니다. 기대가 큰 만큼 이 인공지능을 나쁜 의도로 썼을 경우에 대한 우려도 상당한데, 윤리 문제와 관련한 규제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경원, 백운 기자입니다.

<이경원 기자>

저는 SBS 뉴스에서 팩트체크 기사를 쓰는 팩트체커입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쓴 비용이 아프간 전쟁보다 많았다는 소문이 퍼졌습니다.

이걸 팩트체크 했습니다.

미국 연방의회 보고 자료들 하나하나 훑어보고 비교해보니까 미국이 쓴 돈, 아프간 전쟁은 1조 달러에 가까웠고요.

우크라이나 전쟁 1천억 달러 정도, 소문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알아보는 데 반나절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챗GPT에 물어보니까, 정확한 출처까지는 보여주지 않았지만 여러 이유로 사실이 아니라고 판정을 내렸고, 기사 형태로 써달라고 하니까 불과 20초 만에 팩트체크 기사가 뚝딱 나왔습니다.

더 좋아지면 제가 써 왔던 팩트체크 기사도 이제 챗GPT가 쓸 수 있는 겁니다.

미국에서는 챗GPT가 법안까지 만들었다, 콜롬비아에서는 판결문도 썼더라, 개인의 글쓰기뿐만 아니라 기사, 법안, 판결문까지, 사회 규범의 기준이 되는 여러 공적인 텍스트가 챗GPT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백운 기자>

달리 말하면, 인간의 악한 의도가 개입될 경우 여러 영역에서 악용 가능성도 커질 수 있는 겁니다.

챗GPT에 대한 우려들, 사용자이자 제공자인 사람들이 나서야 대책을 세울 수 있습니다.

[김대수/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 : 사람들이 또 나쁜 마음을 먹게 되면 그게 영향을 줄 수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윤리라는 게 더 중요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전창배/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 이사장 : 가짜 뉴스·가짜 정보를 만들어내는 데 악용을 할 수가 있고 컴퓨터 바이러스를 만드는 데 또 악용을 할 수 있습니다. 코딩이 필요한 부분들을 작성하라고 하면 만들어주거든요.]

최근 뉴욕타임스는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러시아 정부는 당시 수백만 달러를 들여 해커 수백 명을 고용했지만, 챗GPT가 있었다면 비용이 거의 공짜였을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미라 무라티 책임자까지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그러자 미국의 한 상원의원은 챗GPT 규제법을 아예 챗GPT한테 만들어 보라고 시킨 뒤, 이를 보완해 발의했습니다.

취재진이 의안 원문을 직접 분석해 봤습니다.

인공지능 모델을 만든 회사는 정기적인 위험 평가를 수행해야 한다, 개인정보 수집과 사용은 직접 허락을 얻어야 한다, 이런 규제 기준을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전창배/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 이사장 : 지금 인공지능 기술과 인공지능 윤리의 초창기거든요. 범죄적인 목적의 AI의 경우에는 우리가 법을 만들어서 규제하고 처벌을 해야 하겠죠.]

바야흐로 개막된 챗GPT의 시대, 또 그렇게 불거진 윤리 문제, 악용 가능성에 대비한 제도 마련을 위해 정부도 국회도 속도를 내야 할 때입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양현철, 영상편집 : 이홍명, CG : 서현중·성재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