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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한우, 올해 내내 20% 싸게 팔아요"…어디서 어떻게 왜?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13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앞으로 이제 농협 가면 소고기 싸게 사서 먹을 수 있다고요?

<기자>

네, 전국의 농협 하나로마트 모두 올해 내내 다른 데보다 한우 소고기를 20% 싸게 팔기로 했습니다.

행사로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연중 내내 이 가격을 유지한다는 계획입니다.

정확히 어떤 가격과 비교해서 20%를 깎아주느냐, 전국 평균가입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매일 한우 평균 소매가격을 취합해서 공개합니다.

이 전국 평균가와 비교해서 20% 더 낮은 가격으로 농협 하나로마트에서는 한우 소고기를 사 먹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올해 절반 정도의 기간 동안에는 할인행사를 또 따로 하기로 했습니다.

설과 추석 명절이 끝난 후가 한우 소비에는 비수기입니다. 그러니까 지금도 비수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2월과 3월, 그리고 10월부터 12월까지, 또 여름 휴가 기간인 6월과 7월에는 한우 소고깃값을 부위별로 최대 50%씩 깎아주는 행사를 전국의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진행할 계획입니다.

소고기를 한우로, 우리 소로 드신다고 하면 일단 하나로마트에서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드실 수 있겠고요.

전국의 980개 하나로마트가 연중 내내 이렇게 하면 다른 유통점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올해 전반적으로 한웃값이 내려가는 효과가 좀 더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반짝 행사 이런 것이 아니라 올해 내내 한다는 것이 좀 눈에 띄네요. 그런데 농협에서 왜 이렇게 싸게 파는 것입니까?

<기자>

이게 정부가 내놓은 이른바 '한우 산업 안정 대책'입니다.

지금 산지에서의 한우 가격은 그야말로 뚝뚝 떨어지고 있는데, 그렇다고 말씀드리면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납득을 못 하시거든요.

여전히 한우는 비싼데 내가 사 먹는 고깃값은 전혀 떨어진 것을 모르겠는데 지금 생각하고 계실 것입니다.

그리고 생각하시는 것이 맞습니다. 올해 1월을 기준으로 한우 도매가격은 kg당 1만 5천900원 수준입니다.

지난해보다 20% 넘게 떨어졌고요, 최근 5년간의 추이를 보는 평년 가격보다도 16.5%가 낮습니다.

그런데 소매가격, 우리가 사 먹는 가격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올해 1월에 한우 등심 1등급 기준으로 100g에 9천700원 정도인데요, 지난해 1월보다는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평년 가격보다는 4.5%나 높습니다.

<앵커>

물론 이 산지 가격과 소비자 가격, 그러니까 내가 사서 먹는 가격이 똑같을 수는 없겠지만, 아니 이거 차이가 나도 너무 나는 것 아닙니까, 지금 상황은?

<기자>

네, 그렇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큰 이유는 일단 유통 과정이 복잡합니다.

고기류, 특히 몸집이 큰 고기류는 다른 먹을거리보다 유통이 좀 더 까다롭기는 합니다.

산지에서는 살아있던 큰 소를 유통 과정에서 도축해야 하죠.

그리고 부위별로 나눠서 분류해야 하고, 또 냉장 운반해서 보관하고, 이런 과정에서 도축비나 인건비가 많이 들어가는데요.

소값이 떨어질 동안 이런 비용은 좀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렇다 보니까, 내가 마트나 시장에서 접하게 되는 소고기 가격은 절반 이상이 유통 비용입니다.

그리고 소 한 마리를 통째로 잡았을 때, 사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부위는 딱 정해져 있죠.

등심, 안심 이런 부위들인데요, 이런 인기 부위에 대한 수요는 늘 높기 때문에 농가의 소값은 뚝뚝 떨어진다고 해도, 그 가격이 그대로 소비자 부담이 줄어드는 것으로 잘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소비자들도 "한우는 너무 비싸" 계속 생각하시게 되고요. 한우 농가는 농가대로 요새 참 힘듭니다.

올해 전국 축산농가의 한우 수가 358만 마리, 역대 최대치입니다. 우리나라에 한우가 이렇게 많았던 적이 없습니다.

한우 가격이 비쌌던 몇 년 전부터 농가들이 소를 더 많이 키우기 시작한 것입니다.

사실 예고됐던 공급 과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9년 즈음부터 공급 과잉에 대한 걱정이 솔솔 나왔었는데요.

최근 들어서는 경기가 위축되고, 한우 소비를 반짝 촉진했던 코로나 지원금 같은 것도 더 이상 없고요, 그 사이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요인들로 사료값까지 껑충 뛰었습니다.

그러면서 산지 소값은 뚝뚝 떨어져서 농가는 힘든데, 내가 먹는 고깃값은 그대로인 상황이 급격히 자리 잡은 것입니다.

이대로는 내년까지도 산지 소값의 폭락세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 때문에 정부가 농협에서는 싸게 팔겠다, 한우를 많이 사달라는 대책을 내놓은 것입니다.

얼마나 확산될지 소비자가 만족할 정도가 될 수 있을지 앞으로도 지켜보고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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