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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바우처? 주나 마나"…있어도 못 쓴다는 사연

<앵커>

난방비 인상으로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정부가 에너지 바우처 지원금액을 인상했습니다. 하지만 지원액이 늘었는데도 정작 에너지바우처를 쓰지 못하는 취약 계층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권민지 기자입니다.

<기자>

기초생활수급자인 91살 안동석 할아버지.

전기장판 한 장으로 추위를 버티고 있습니다.

에너지바우처 지원을 추가로 받을 예정이지만, 보일러를 틀기 위한 등유를 사기에는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안동석/91세 : (에너지 바우처) 주나 마나지, 십몇만 원 (등유) 넣어달라고 하면 넣어주지도 않는데. 가지고 있으나 마나지. 그냥 전기 장판만 틀고 자는 거예요.]

기존 1인 가구에 지급된 에너지 바우처 금액은 12만여 원 가량.

연료비 인상으로 저소득층 부담이 늘면서 정부가 지원액을 인상했지만, 바우처 지원액은 1인 가구 기준 24만 8천원 선에 머물고 있습니다.

드럼 한 통 값인 28만 5천원에 못 미칩니다.

인근 석유 가게에서 배달을 시키려면 바우처 금액 이상의 비용을 추가 부담해야 합니다.

[안동석/91세 : (정부)에서 나오는 돈으로 기름 넣으려고 하는데, 15만 원~14만 원 정도밖에 안 나오거든요.]

[석유판매업체 : 그런 건(바우처 금액) 저희는 (배달) 안 되는데. (한 드럼)으로 해야 되는데.]

바우처 사용이 어려울 경우 전기료 납부 등으로 사용 방법을 변경할 수 있지만 직접 주민센터를 방문하는 등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실제로 제주에서 지난 10월부터 최근까지 지급한 에너지 바우처 지급액 26억 원 가운데 사용된 금액은 절반가량인 14억 원에 그치고 있습니다.  

[양동욱/제주노인복지센터 생활지원사 : (에너지 바우처 잔액을) 다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잖아요, 자기 돈을 내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것은 다 사용 못 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죠. (기한 지나면) 다 소멸 돼 버리고….]

에너지 바우처가 있어도 쓰기 어려운 취약 계층들이 제대로 지원액을 사용할 수 있도록 보완책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일령 J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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