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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는 안돼요"…오갈 곳 없는 노숙인 쉼터

<앵커>

25년째 노숙인을 보살펴 온 수도권의 한 쉼터가 오갈 곳이 없는 처지가 됐습니다. 새 쉼터 후보지 인근 주민들의 반발 때문입니다.

한주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5년째 운영 중인 경기도 안양의 한 무료 급식소입니다.

어르신과 노숙인 등 150여 명이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길게 줄 서 있습니다.

같은 건물에 자리 잡은 쉼터엔 노숙인 10여 명이 함께 생활하며 사회 참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달 뒤면 자리를 내줘야 할 형편입니다.

급식소를 포함한 일대에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기 때문입니다.

주변 건물 대부분이 비워진 상태지만, 급식소와 쉼터는 아직 새 보금자리를 찾지 못했습니다.

[무료급식 이용 어르신 : (무료 급식소가) 없어지면 아무래도 불편하겠죠. 집에서 저 혼자 살다 보니까.]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던 인근 시설로 옮기는 계획도 좌초됐습니다.

소문이 순식간에 퍼지면서 이전에 반대하는 수백 건의 민원이 안양시에 접수됐습니다.

[무료급식소·쉼터 이전 반대 주민 : 근방에 어린이집도 많아요. 쉼터가 생기면 우범 지역이 되지 않을까 그런 염려 때문에….]

안양시도 노숙인 쉼터 위탁 협약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이전 장소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해지가 불가피하다며, 쉼터 측과 협의해 현재 입소자들의 자립방안을 찾겠다는 겁니다.

[안승영/유쾌한공동체 대표 : 사회적 약자에 대해서 등한시하거나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게 더 큰 상처가 되고 좌절하게 되는 것 같아요.]

노숙인 쉼터가 혐오시설이 아니라는 걸 주민과 소통해 적극 알리고, 입소자들이 건강하게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합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영상편집 : 전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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