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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한국에 지고 혼자 남아 축하해준 그 선수, 벤투였다 [월드컵Pick]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에 패배해 포르투갈의 16강 진출이 좌절된 직후 홀로 남아 인터뷰에 응한 선수 시절의 벤투 감독. (사진=유튜브 PT-Fernsehen 캡쳐)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한국을 축하해주는 일이다. 강한 팀이었다."

20년 전 한일월드컵에서 만난 한국에 패배해 16강 진출이 좌절된 포르투갈.

쓰라린 패배 직후 그라운드에 홀로 남아 인터뷰에 응한 한 포르투갈 선수의 이 말이 20년이 지난 지금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주인공은 바로 33살의 선수 벤투입니다.

최근 SNS상에서 화제를 불러 모은 '파울루 벤투 2002 한국전 인터뷰' 영상에는 2002년 6월 14일 한일월드컵 D조 3차전에서 포르투갈이 한국에 1-0으로 패배한 직후 벤투가 인터뷰에 응한 모습이 담겼습니다.

영상 속 포르투갈 리포터는 "벤투 선수를 격려하고 싶다. 혼자 남아 인터뷰에 응해줬다"면서 "벤투, 포르투갈의 꿈이 깨졌습니다"라고 인터뷰의 문을 열었습니다.

당시 경기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풀타임을 뛴 직후였던 벤투는 리포터의 말에 "끝났다. 이제 생각해볼 시간이다. 월드컵에서의 우리의 플레이는 어땠는지 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한국과 미국을 축하해주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우리보다 강한 팀이었다"라며 한국의 16강행을 축하해 줬습니다.

당시 FIFA 랭킹 5위였던 포르투갈은 한국에 비기기만 해도 16강 진출이 가능했지만 한국의 막판 역전승으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같은 조였던 미국이 한국 덕분에 어부지리로 16강에 진출했습니다.

2002 한일 월드컵 선수 시절 벤투. (사진=유튜브 PT-Fernsehen 캡쳐)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에 패배해 포르투갈의 16강 진출이 좌절된 직후 홀로 남아 인터뷰에 응한 선수 시절의 벤투 감독. (사진=유튜브 PT-Fernsehen 캡쳐)

인터뷰에서 벤투는 "우리는 이제 유로 2004를 준비하면 된다.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라커룸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이에 포르투갈 리포터는 "고통에 잠겨있는 저희에게 쉽지 않은 말이었다. 한일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의 꿈은 여기에서 끝났다"고 마무리 지었습니다.

패배 직후 그라운드에 홀로 남아 상대국을 축하하고 미래지향적인 내용으로 인터뷰에 응한 20년 전 '선수' 벤투의 모습에 누리꾼들은 그의 품성과 인격에 대해 찬사를 보내고 있습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 한국 vs 포르투갈전을 끝으로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은퇴한 벤투는 2018년 16년 만에 마지막으로 상대했던 한국을 이끄는 감독으로 돌아와, 많은 비판 속에서도 자신만의 축구 철학을 지키며 한국을 12년 만에 월드컵 16강 무대에 올려놓았습니다.

"인생뿐만 아니라 축구에서도 우리가 하는 것에 대한 믿음을 가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남긴 벤투 감독은 이번 카타르월드컵을 끝으로 한국을 떠납니다.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룬 한국 축구대표팀의 벤투 감독이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인터뷰 도중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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