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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명 몰라 뇌수술까지 했는데…진단부터 어려운 희소병

<앵커>

아픈 데가 있어도 CT나 MRI를 찍었을때 병명을 알 수 없는 경우가 있지요. 유전자가 원인인 희소병도 진단까지 오래 걸려서 치료의 골든 타임을 놓치기 쉬운데, 그 실태를 알아보고 대안을 찾아보겠습니다.

먼저 한성희 기자입니다.

<기자>

대전에 사는 20대 최광현 씨는 지난해 여름 시력이 갑자기 나빠졌습니다.

[최광현/희소 유전병 환자 : 지금은 왼쪽 눈, 오른쪽 눈 다 (시력이) 0.02 정도, 글자 같은 것도 거의 인식하기가 어렵고요.]

안과에서는 시신경염이라며 뇌 MRI를 찍었지만 결과는 '이상 없음'

[최광현/희소 유전병 환자 : MRI상에서는 이상이 없게 나와요. 다행히 교수님께서 이거는 뭔가 유전적인 요인이 있는 것 같다.]

유전자 검사결과 레버씨 시신경 위축증.

희소 유전 질환으로 성인 남성의 급작스런 실명의 한 원인입니다.

최 씨는 결국 사회복지사 일을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40대 곽효섭 씨도 2년 전 갑자기 앞이 뿌옇게 보여 대학병원을 찾았는데 뇌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곽효섭/희소 유전병 환자 : 뇌압이 높아서, 시신경을 눌러서 잘 안 보일 거다, 그렇게 진단을 먼저 받았고요. 뇌수술을 하게 됐죠.]

뇌압을 낮추는 장치를 뇌에 장착했고 6개월 후에는 시력이 회복될 것이라고 했지만 오히려 악화했습니다.

[곽효섭/희소 유전병 환자 : 수술을 한 다음에는 (눈에) 이 암점이 계속 커지더라고요.]

뇌 수술 후 9개월 가까이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다가 유전자 검사를 받았더니 레버씨 병이었습니다.

국내 한 조사에서 유전자 희소병을 진단받기까지 평균 5년 정도 걸려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하는 고가의 치료비도 문제입니다.

[최광현/희소 유전병 환자 : 좀 비용적인 부담이 있어서 그냥 이데베논이라는 영양제만 먹고 있습니다.]

[곽효섭/희소 유전병 환자 : (약값만 한 달에) 750만 원이라고 그때 이야기 들었거든요. 그래서 일단 먹어볼 엄두를 못 냈죠.]

영국 보건국 조사결과 전체 인구의 약 4%가 넘는 300만 명이 희소 유전병을 앓고 있고 절반은 성인일 때 발병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도 인구의 약 2~4%가 희소 유전병을 앓고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 영상편집 : 이상민,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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