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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 찢기고 붕대로 감고…포기 몰랐던 2022 태극전사들

<앵커>

16강에서 아쉽게 도전을 마감했지만, 우리 축구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당당하게 세계적인 강호들과 맞서며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였습니다. 

지난 20여 일간 전 세계를 놀라게 하고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태극전사들의 여정을, 김형열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안면 골절 부상 후 3주 만에 마스크를 쓰고 나선 주장 손흥민이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면서,

[가자!]

태극전사들의 질주가 시작됐습니다.

손흥민은 축구화가 벗겨져 날아가고, 양말이 크게 찢어질 정도로 상대에게 짓밟히고도 툭툭 털고 일어났고, 거세게 달려드는 투혼의 벤투호는, 역대 최강 전력이라던 전통의 강호를 상대로 첫 승점을 챙기며 기분 좋은 시동을 걸었습니다.

[손흥민/축구대표팀 주장 : 지금처럼만 열심히 응원해 주시면 저희가 그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복병 가나에게 3대 2로 졌지만, 투혼의 뒷심은 미래를 밝혔습니다.

종아리 부상에도 출전을 강행한 김민재는 아픈 다리로 39차례나 전력 질주를 했고, 경합 도중 머리를 다친 황인범은 붕대를 감고도 팀 내 최장 거리를 뛰었습니다.

21살의 이강인은 환상의 택배 크로스를 뽐내며 차세대 대표팀 에이스임을 알렸고, 24살의 조규성도 화려하게 날아올랐습니다.

한국 축구선수로는 사상 첫 한 경기 멀티골을 작성하며, K리그의 위상도 높였습니다.

[조규성/축구대표팀 공격수 : 저도 솔직히 별거 없는 선수인데, 진짜 그냥 끝까지 나 자신을 믿고 열심히 꿈을 위해 쫓아가면 이런 무대에서도 골을 넣을 수 있고….]

그리고 FIFA 랭킹 9위 H조 최강 포르투갈을 상대로 기적을 연출했습니다.

벤투 감독이 벤치에도 앉지 못한 채 전반 5분 만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벼랑 끝에서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김영권이 러시아 월드컵에 이어 다시 한번 골 넣는 수비수의 힘을 보여준 뒤, 두 명의 한국인 프리미어리거가 짜릿한 역전승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손흥민이 70m를 내달려 가랑이 사이로 넣어 준 패스를, 황희찬이 그림 같은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고, 12년 만에 원정 16강을 일궈낸 태극전사들,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얼싸안고 하나로 뭉쳤습니다.

[황희찬/축구대표팀 미드필더 : 정말 기쁘고 저희 모든 국민에게 많은 힘이 되고 정말 좋은 하루가 됐으면 좋겠는 그런 경기였던 것 같아요.]

세계 최강 브라질을 만나 아쉽게 16강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2022년 태극전사들의 위대했던 여정은 한국 축구사에 큰 발자취를 남기며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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