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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석에서 조국에 승리…뚝심의 벤투, 자신을 증명하다

<앵커>

퇴장 징계를 받았던 벤투 감독은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굳은 표정, 또 뭔가 화가 난 듯한 장면도 포착됐지만 마지막에는 선수들과 함께 환호했습니다.

조국 포르투갈과 맞선 벤투 감독 이야기는, 하성룡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벤투 감독은 경기장에 도착한 팀 버스 안에서 코치들과 마지막 대화를 나눈 뒤 라커룸 대신 관중석으로 향했습니다.

[파울루 벤투/축구 대표팀 감독 (지난 1일) : 제가 없더라도 저를 대신해줄 많은 코치들이 있기 때문에 괜찮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평소와 달리 안경을 쓴 채 신중하게 경기를 지켜본 벤투 감독은 태극전사들과 몸은 떨어져 있어도 마음으로 함께 뛰었습니다.

실점을 해도 득점을 해도 좀처럼 흥분하지 않고 평점심을 유지했지만, 후반 막판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에 조금씩 얼굴이 굳어졌고 선수단에 직접 지시하지 못하는 답답함 때문이지 옆자리 코치에게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치열한 승부를 지켜보기만 해야 했던 벤투 감독은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그라운드에서 얼싸안고 환호하는 선수들을 뒤로하고 곧장 라커룸 복도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기다린 뒤 뒤늦게 돌아온 제자들을 미소로 맞으며 한 명씩 따뜻하게 안아줬습니다.

그동안 '빌드업 축구'가 강팀에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선에도 4년을 뚝심으로 버틴 벤투 감독은 월드컵 무대에서 자신이 맞았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황희찬/축구 대표팀 공격수 : 저희가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믿고 있었고 감독님부터 저희에게 많은 믿음을 주셨고….]

[손준호/축구 대표팀 미드필더 : 우리 축구가 세계에서 통하고 경쟁력 있다는 걸 많이 깨달았기 때문에, 기적을 한 번 더 이뤄내고 싶습니다.]

20년 전 한일월드컵에서는 한국에 일격을 당했던 선수 벤투는 이번에는 한국의 사령탑으로 조국 포르투갈을 무너뜨리는 데 앞장섰고, 포르투갈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적장인 벤투 감독에게 "유능한 포르투갈 출신 지도자가 한국을 잘 이끌었다"며 축하를 보냈습니다.

(영상취재 : 박승원·이병주,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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