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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더 일찍 뛰었다면…" 국내 팬도, 외국 매체도 아쉬워했다 [월드컵Pick]

두 골을 내준 뒤 가나에 끌려가던 한국에 대반전의 희망을 안긴 키 플레이어는 '게임 체인저' 이강인(21·마요르카)이었습니다. 

경기는 석패했지만 눈에 띈 활약에 축구 팬들은 이강인이 선발 멤버가 아니었음을 아쉬워했고 한 외신은 "그가 90분간 뛰었다면 결과를 바꿨을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오후 10시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가나와의 맞대결에서 2-3으로 패했습니다. 

한국은 경기 초반 점유율을 확보하며 가나를 몰아붙였습니다. 그러나 전반에만 두 골을 내주었고 후반 10분까지도 별다른 변화는 없었습니다.

그러자 벤투 감독은 이강인 카드를 빼들었습니다. 

이강인 (사진=연합뉴스)

후반 12분 권창훈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은 그는 그로부터 1분이 채 안 된 시점에서 환상적인 어시스트를 만들어냈습니다.

왼쪽 측면에서 상대 볼을 빠르게 가로채 왼발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문전에 있던 조규성(전북)이 헤더 골로 연결시켰습니다. 

분위기를 끌어올린 이강인은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정확한 패스를 전달했고, 여러 차례 침투 패스를 날리며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습니다.  

자신감을 얻고 공격을 몰아치던 한국은 곧바로 김진수의 크로스에 이은 조규성 추가골을 터뜨리며 극적인 2-2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이강인 (사진=연합뉴스)
이강인 (사진=연합뉴스)
이강인 (사진=연합뉴스)

특히 후반 추가시간 경기 종료 1분을 남겨둔 당시 이강인이 코너킥을 차기 위해 달려가면서 한국 관중을 향해 응원을 유도하는 등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열정 가득한 모습에 이를 지켜보는 관중들을 감동시키기도 했습니다. 

비록 가나의 세 번째 골이 나오며 아쉽게 승리를 내주긴 했지만, 이강인은 반짝이는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외신 "이강인 90분 뛰었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


가나전 패배 뒤 일부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왜 이강인을 선발로 쓰지 않냐", "이강인은 늘 조커일 뿐이냐", "이강인을 좀 더 일찍 썼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과 의문 섞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도 '이강인이 90분간 뛰었다면 경기 결과를 바꿨을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며 이강인의 활약을 조명했습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이강인이 90분간 뛰었다면 경기 결과를 바꿨을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사진= ESPN 홈페이지)

매체는 "이강인이 박스 안으로 공을 보낼 때마다 가나 선수들은 허둥지둥했고 그의 움직임은 손흥민에게 더 많은 공간을 만들어줬다"며 "한국이 필사적으로 골을 넣으려 할 때 이를 책임진 사람이 21살 선수(이강인)라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이강인은 확실히 자기 기술을 보여줬고 월드컵 무대에서도 똑같이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며 "꼭 이겨야 하는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이강인은 또 해낼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강인에게 그렇게 할 90분이 주어지느냐 마느냐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강인은 지난 2019년 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준우승에 앞장서며 그의 나이 18살 때 골든볼(최우수선수상)을 받는 등 최고의 유망주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으로부터는 외면 받았고 한동안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했습니다. 

이번 월드컵 무대에서도 벤투 감독은 2경기 연속 이강인을 선발이 아닌 교체 멤버로 투입했습니다. 

앞서 지난 24일 우루과이전에서 이강인은 후반 29분 나상호 대신 교체 투입돼 조규성에게 전진패스를 여러 차례 보내주며 득점 기회를 제공하는 등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해냈습니다. 

경기 후 벤투 감독은 이강인에 대해 "이강인은 빠른 템포로 치고 나가는 속도가 좋은 선수"라며 "우리 팀이 압박을 받을 때 역량을 드러내는 스타일이다. 카타르에서 훈련할 때에도 그러한 부분이 드러났다. 이강인은 전반적으로 수비할 때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한국에서는 팀의 노력보다 선수 개별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나는 팀의 성과를 생각했다"라며 선발로 중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이강인 "팀에 도움되는 선수로서 감독님 결정 믿고 따를 것"


모두가 아쉬움 섞인 말을 내뱉는 와중에도 이강인은 벤투 감독의 결정을 전적으로 따른다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이강인은 이날(28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발로 나오고 싶은 마음이 없냐는 질문에 "그 부분은 감독님이 결정하시는 것"이라며 "저는 감독님 결정을 100% 신뢰한다. 기회가 되면 팀에 최대한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또 "투입될 때 파울루 벤투 감독님께서 항상 공격적이고 골에 가까운 플레이를 원하셨다"며 "팀을 도와줄 생각밖에 없었다. 제가 들어가서 반전이 있었지만 선수는 결과로 얘기하는 거라 매우 아쉽다. 다음 경기 좋은 결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한편 이날 경기 막판 한국 대표팀은 코너킥 기회를 얻었지만 앤서니 테일러 주심은 경기를 종료시켰습니다. 이에 선수들과 감독의 항의가 이어졌고, 테일러 주심은 경기장에 들어와 격렬하게 항의한 벤투 감독에게 레드 카드를 빼들었습니다. 

레드 카드를 받은 벤투 감독은 오는 12월 3일 오전 0시 포르투갈과 치를 조별리그 3차전에서 벤치를 지킬 수 없게 됐습니다. 이번 포르투갈전에서는 이강인을 교체가 아닌 깜짝 선발 출전으로 반전 카드를 꺼내 들지 주목됩니다. 

▶ 에디터들이 꼽은 화제의 '월드컵Pick' 모아보기

(사진= 연합뉴스, ESPN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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