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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골 차 승리에 '은인' 케이로스 감독 목 조른 이란 아즈문

기쁨에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의 목을 조른 이란 공격수 사르다르 아즈문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연합뉴스)
▲ 기쁨에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의 목을 조른 이란 공격수 사르다르 아즈문

이란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사상 첫 두 골 차 승리가 눈앞으로 다가온 순간, 성치 않은 몸에도 그라운드에서 온 힘을 쏟고 교체된 사르다르 아즈문은 잠시 이성의 끈을 놓은 듯했습니다.

너무 기쁜 나머지 바로 옆에 있던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대표팀 감독의 목을 졸라버린 것입니다.

곧바로 자신의 행동을 인지한 아즈문은 원래는 볼을 꼬집으려고 했다는 듯 어색한 미소로 손을 얼굴 쪽으로 가져갔습니다.

아즈문의 '공격'에 잠시 당황했던 케이로스 감독도 이내 곧 미소를 되찾고 함께 기쁨을 즐겼습니다.

이란은 한국시간 25일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웨일스에 2-0으로 이겼습니다.

이란 국내에서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며 어수선한 분위기로 월드컵 개막을 맞은 이란 선수단은 1차전에서 잉글랜드에 2-6으로 대패했습니다.

벼랑에 몰렸던 이란은 '영국 팀'에 당했던 패배를 '영국 팀'에 갚으며 1승 1패로 사상 첫 16강 진출의 불씨를 살렸습니다.
후반 추가시간에 웨일스 상대 결승 골 넣은 이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경기 내용은 극적이었습니다.

거세게 웨일스를 몰아붙이던 이란은 0-0으로 맞선 후반 39분 웨일스 골키퍼 웨인 헤너시가 퇴장당하며 수적 우위를 점했습니다.

결국 9분의 후반 추가시간 가운데 경기 종료를 1분여 남기고 루즈베 체시미의 결승 중거리 슈팅이 터졌고, 곧바로 역습으로 라민 레자이안의 쐐기 골까지 터졌습니다.

오른쪽 종아리 근육을 다쳐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던 아즈문은 이날 경기에 선발로 그라운드를 밟았습니다.

오프사이드 노골 선언이 되긴 했지만, 전반 15분 알리 골리자데가 웨일스 골망을 출렁이도록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준 것도 아즈문이었습니다.

줄곧 웨일스를 몰아붙인 아즈문은 결국 다리를 절뚝이며 후반 중반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습니다.

이란의 간판 공격수라는 책임감으로 투혼을 보였던 그는 동료들 덕분에 웃음을 되찾았습니다.
볼 다툼 벌이는 아즈문

케이로스 감독은 아즈문에게 은인이나 다름없습니다.

아즈문은 이번 월드컵에 앞서서 SNS에 반정부 시위를 무력 진압하는 이란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이란 현지 매체는 "이란 정부가 아즈문을 비롯한 반정부 시위 지지자를 월드컵 대표팀에 선발하지 말라는 압박을 넣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즈문은 정치적인 상황뿐만 아니라 몸 상태까지 좋지 않았지만, 케이로스 감독은 그를 대표로 선발했습니다.

두 번째 골이 들어간 순간 흥분한 나머지 '선을 넘었던' 아즈문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케이로스 감독에게 업혔습니다.

케이로스 감독은 이번 대회 아즈문뿐만 아니라 모든 이란 선수들의 든든한 방패 역할을 합니다.

이란 선수들은 경기 후 월드컵 사상 세 번째 승리를 이끈 케이로스 감독에게 헹가래를 선물했습니다.
승리 후 케이로스 감독을 헹가래 친 이란 선수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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