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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얼굴 심하게 다친 환자, 내 딸이었다니…" 구급대원의 절규

캐나다 응급대원이 교통사고 현장에서 가까스로 구조해 병원으로 보냈으나 이후 숨진 중상자가 다름 아닌 자신의 친딸이었음을 뒤늦게 알게 된 애통한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사진= Jayme Erickson 페이스북)?
 "그때 겨우 구조했던 부상자가 내 딸이었다니…나는 지금 산산조각 난 심정이야."

캐나다의 한 구급대원이 교통사고 현장에서 가까스로 구조해 병원으로 보냈으나 이후 숨진 중상자가 다름 아닌 자신의 친딸이었음을 뒤늦게 알게 된 애통한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사고 현장에서 직접 딸을 구조해 구급헬기에 태워 보냈지만 부상이 워낙 심한 탓에 미처 딸임을 알아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캐나다 CTV 뉴스 등 외신은 캐나다 앨버타주의 한 도로에서 벌어진 사고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은 이곳에서 구급대원으로 일하는 여성 제이미 에릭슨(Jayme Erickson). 

그는 지난 15일 인근 도로에서 차량 충돌사고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그는 부서진 차 안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은 한 10대 소녀를 구조했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될 때까지 약 30분을 함께 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에릭슨은 이 교통사고의 참변이 자신에게 닥친 비극이었음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이후 근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야 생과 사를 넘나드는 긴급한 상황에서 자신의 두 손으로 직접 끌어냈던 소녀가 17살 외동딸 몬타나(Montana)였다는 것을 경찰을 통해 전해 듣게 됐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사고 당시 몬타나(17)는 친구와 함께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얼어붙은 고속도로 도면에 통제력을 잃고 다가온 트럭과 충돌해 중상을 입었습니다.

이후 구급대원인 엄마에 의해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몬타나는 사흘간 사투를 벌이다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에릭슨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자 동료들은 깊은 애도를 표했습니다. 

몬타나가 성장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던 담당 부서 소대장 차드 두로쳐(Chad Durocher)는 그의 부고 소식에 애통해하며 "우리 긴급 의료진은 언제든 가족이나 친구 등 소중한 사람의 구조 요청을 받을 수도 있다는 끔찍한 두려움을 매번 겪는다"며 "이 같은 비극의 현장을 보는 것은 우리가 제복을 입고 매일 마주해야 하는 현실이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끔찍한 비극의 순간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딸을 잃은 처참한 심경을 전하는 캐나다 소방대원 제이미 에릭슨 (사진= The Guardian)
▲ 딸을 잃은 처참한 심경을 전하는 캐나다 소방대원 제이미 에릭슨

에릭슨은 SNS를 통해 몬타나의 부고를 알리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럽고 처참한 기분이다. 구급대원으로서 최악의 악몽이 현실이 됐다"고 심정을 털어놨습니다. 

하지만 에릭슨은 힘든 마음을 딛고 어려운 결정을 했습니다. 딸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는 "사랑하는 우리 딸이 하늘로 떠나면서 두 사람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했다"며 "내 아기가 다른 사람들을 통해 새로운 삶을 이어갈 수 있어서 그나마 위안이 된다. 딸이 자랑스럽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딸과 함께한 17년의 시간이 너무 짧았지만, 그 시간을 소중히 간직하고 추억하겠다. 딸이 아주 그립고 많이 보고 싶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끝으로 에릭슨은 이 말도 함께 전했습니다. 

"당신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온 마음을 다하세요. 가능한 아주 오래요. (당신이 그럴 수 없을 때까지 말이죠)"

캐나다 교통사고로 숨진 몬태나 에릭슨 생전 모습. (사진=Jayme Erickson 페이스북)
▲ 교통사고로 숨진 몬타나 에릭슨(17) 생전 모습.

(사진=The Guardian, Jayme Erickson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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