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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레터 이브닝(11/09) : 일선 소방관도, 지휘부도 "용산소방서장은 희생양"

스브스레터 이브닝(11/09) :  일선 소방관도, 지휘부도 "용산소방서장은 희생양"
스브스레터 이브닝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입건 이후 소방이 일선부터 고위층까지 한 목소리로 최 서장을 엄호하고 있네요. 오늘(9일)이 마침 '소방의 날'인데요, 어느 때보다 조용하게 보내면서도 내부 결속은 가장 강해진 '소방의 날' 아닐까 합니다. 소방에서는 '희생양'이나 '꼬리 자르기'라는 지적을 하고 있는데요, 민주당도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죠. 참사 책임을 놓고 갈수록 여야 시각차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분투"…눈물 흘린 소방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용산소방서를 찾아 소방관들과 간담회를 열었는데요, 이 자리에서도 소방관들이 최성범 서장 수사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눈물을 흘린 소방관도 있었죠. 간담회 분위기가 침통했다고 합니다. 소방관들의 발언 일부를 소개할게요.  

레터 용산소방서 울먹
"저희는 현장에서 너무 열심히 일했고, 서장님은 누구보다 먼저 현장에 갔고 제일 마지막까지 현장을 지켰다" "업무를 하다 보면 실수를 할 수 있겠지만, 현장에 처음으로 도착해 마지막까지 지킨 것이 소방인데 돌아오는 것은 정작…" "어제부로 입건에 두 차례 압수수색을 당했고, 내용도 보면 너무나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것으로 걸고 넘어진다" (용산소방서 행정팀장)
"저희 구급대원들이 단 한 순간도 걷지 않고 계속 뛰었다. 구급대원만이 아니라 출동한 모든 대원이 똑같이 활동했을 것이다" "그런 활동 행적이 묻히게 될까 너무나 두렵고 무섭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도와달라" (용산소방서 구급팀장)

"현장에 처음으로 도착해 마지막까지 지킨 것이 소방이다" "단 한 순간도 걷지 않고 계속 뛰었다"는 말에서 분위기가 무거워졌다고 합니다.  

침통한 용산소방서 소방관들 (사진=연합뉴스)

최성범 서장도 간담회에 참석했지만, 최 서장은 업무 현황 보고만 하고 수사와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해요.
 

소방노조 "꼬리 자르기 수사 중단하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소방노조)가 성명서를 냈는데요, 경찰 수사에 반발하는 내용이네요. 노조는 "이번 참사에 떳떳한 소방관은 없지만, 일선 지휘관 책임을 묻는 것은 소방관 7만명 전체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과 같다" "꼬리자르기 수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입건한 데 대해서는 참사 당일 현장 지휘한 행적은 물론이고 성품까지 거론하면서 반발했습니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은 직접 순찰하지 않아도 될 위치에 있었지만, 지난 10월 29일 이태원 안전센터 인근에서 예방 순찰을 할 만큼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다"면서 책임감 강한 지휘관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죠.  

소방노조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 수사를 보면서 꼬리자르기, 구색 맞추기, 짜맞추기, 희생양 찾기 수사라는 우려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꼬리자르기 수사 즉각 중단, 진짜 책임자 규명, 참사 원인 규명' 등을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소방청 "최 서장, 현장 지휘 등 적극 관여"


소방청에서도 최 서장에 대해 참사 당일 지휘와 상황관리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면서 방어하고 있네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 참여한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최성범) 서장은 현장에서 200m 거리에 있는 이태원 파출소(119안전센터)에서 대기하고 있어 출동할 때 인지하고 지휘뿐만 아니라 관리, 상황 파악 등에 직접적, 적극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레터 소방 브리핑

이 국장은 참사 당일 밤 8시 37분과 9시 1분에 경찰로부터 공동 대응을 요청받고 출동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무조건 출동하는 것이 아니다" "출동하지 않는 부분이라고 판단해서 종결했다" "용산서장은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다"고 경위를 설명했습니다.   

또 용산소방서장이 현장이 아니라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순천향대병원을 임시 안치소로 지정한 것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현장에서 많은 사람이 사망자들의 사진을 촬영하는 등 현장 지휘와 질서유지에 방해가 있어 사망자를 가장 가까운 영안실 쪽으로 지정해서 보냈다"고 설명했죠. 소방에 대한 의혹, 특히 최성범 서장에 대한 의혹을 적극 해명한 것으로 볼 수 있죠.
 

대응단계 늑장 발령?…경위 파악 나선 경찰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은 최성범 서장과 관련해 소방대응단계를 신속하게 발령하지 않은 경위를 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죠. 

소방당국은 참사 발생 28분 뒤인 밤 10시 43분에 대응 1단계, 58분 뒤인 밤 11시 13분에 2단계, 93분 뒤인 밤 11시 48분에 대응 3단계를 발령했죠. 대응 1단계는 용산소방서장이 현장 지휘팀장에게 지시하여 발령했고, 대응 2단계는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출동 중 무전을 듣고 발령했다고 합니다.

특수본은 브리핑에서 최성범 서장의 혐의를 묻는 질문에 대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내부 문건과 보디캠 현장 영상, 소방 무전 녹취록 등 수사 상황을 종합해 (최 소방서장을) 입건했다"고만 답했네요. 

최 서장 입건이 부당한 처사라는 비판 여론에 대해 특수본은 "증거와 법리에 따라 공정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고 있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얘기했는데요, 최 서장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는 수사를 지켜봐야 하겠네요.
 

참사 책임 놓고 커지는 여야 시각차 


최성범 서장 입건 뒤에 경찰과 소방 사이에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특히 소방은 일선 소방관, 노조, 소방청까지 최 서장을 엄호하는 모습이죠.   

정치권에서도 여야가 참사 책임을 두고 시각차를 보이고 있는데요, 민주당은 정부 책임을 부각하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경질 등을 강력히 요구하면서 소방을 희생양 삼는다고 비판하고 있죠.

레터 이재명 소방서

오늘(9일) 용산소방서를 방문해 소방관들의 하소연을 들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국가적 대참사의 엄중한 책임이 일선에서 분투했던 여러분에게 전가되거나, 꼬리 자르기 방식으로 흐지부지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 "부당한 책임까지 뒤집어쓸 수 있다는 불안감에 공감한다. 전쟁에 졌을 때 지휘관의 책임이 제일 크지, 일선에서 싸운 병사의 책임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정부의 책임 규명 작업이 현장 책임자 등에 대한 '꼬리 자르기'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거죠.
 
민주당 임오경 대변인도 '윤석열 정부가 선택한 책임 돌리기 대상은 결국 참사 막으려 애썼던 소방서장입니까?'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최 서장에 대한 수사를 '꼬리 자르기 수사'라고 비난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선택한 책임 돌리기 대상은 결국 참사 막으려 애썼던 소방서장입니까?>
(..) 참사 당일 일선에서 인명 구조에 힘썼던 서장에게 책임을 묻겠다니 도무지 납득할 수 없습니다. 
책임을 물어야 할 당사자들은 어디에 있었습니까? 일선 공무원들이 만만합니까?
책임져야할 사람들은 현장에 늦게 도착하고, 재난 컨트롤타워를 정상적으로 작동시키지 못하고, 늑장대응으로 일관했던 대통령, 국무총리, 주무부처 수장들입니다.
주객이 뒤바뀐 수사에 국민들은 과연 이것이 윤석열 대통령의 정의인지 묻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경찰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는데요, 경찰청장 등 수뇌부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류미진 당시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에게도 책임을 묻고 있죠.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에도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인데요, 주호영 원내대표는 "신속한 강제수사가 가장 효과적이고 원칙이라 보고, 강제력이 없는 국정조사는 수사에 지장을 주고 정쟁만 일으킬 뿐이라는 입장"이라고 했죠.

책임론이 정부로 향하는 걸 차단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네요. 

레터 한컷 1109

위에서 본 단풍 사진이에요. 전남 담양군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이고요. 남녁의 단풍은 또 다른 정취를 선물하네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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