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이 현지의 '제로 코로나' 정책 등에 따라 리쇼어링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한국, 베트남 등이 아시아 제조 백업 기지로 부상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SCMP에 따르면 미국 컨설팅업체 커니는 '2021 리쇼어링 지수' 보고서에서 미국 기업들이 제로 코로나 정책 탓에 중국 바깥에서 '제조 백업 기지'를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임으로써 제조 다변화를 추구하는 소위 '중국 플러스 원' 전략의 유력 후보지로 한국, 베트남, 태국, 멕시코, 인도 등이 꼽힌다고 전했습니다.
커니는 "제조업체들은 불확실성에 민감하기 때문에 중국이 몇 달 후 제로 코로나 정책을 없앤다고 해도 이러한 분위기는 계속될 것"이라며 "비록 많은 제조업체는 중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추측하고 지켜보자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코로나19는 중국 바깥으로의 확장을 가속해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리쇼어링 지수는 커니가 2014년 개발한 지표로, 미국 제조업 총생산 중 아시아 저비용 국가나 지역에서 수입하는 제조업 품목이 차지하는 비율입니다.
플러스는 리쇼어링 확대를, 마이너스는 역외생산 의존도 증가를 의미합니다.
지난해 리쇼어링 지수는 14.49%로 전년도의 12.95%에서 확대됐습니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미국 제조업체들의 리쇼어링이 활발해지는 과정에서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도 커졌습니다.
미국 제조업체들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2020년 4분기를 시작으로 줄어들기 시작해 지난해 55%까지 떨어졌습니다.
66%였던 2018년과 비교하면 11%포인트나 하락한 수치입니다.
이는 주요 금속과 방직 공장, 기계, 전자 제품 등의 분야에서 의존도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커니는 이번 보고서를 위해 지난 3월 실시한 설문에 미국 제조업체 최고경영자와 임원 217명이 참여해 응답률 90%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응답자의 92%가 리쇼어링을 긍정적으로 여기고 있다고 답해 78%가 긍정적이라고 답변했던 2020년 보다 늘어났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리쇼어링을 계획하는 대부분의 기업은 미국에 있는 자신들의 주요 사무소 주변에서는 재료와 부품을 구하는 것이 아직 가능하지 않다고 여전히 우려하는 탓에 리쇼어링 작업 확대는 50% 미만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