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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달라' 울부짖는데…신고하니 이미 통제 중이라고만"

'이태원 참사' 생존자 목소리

<앵커>

현장에 있었던 분들이 저희에게 직접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해주셨습니다. 골목길을 겨우 빠져나온 생존자, 또 목격자들의 목소리로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봤습니다.

김정인 기자입니다.

<기자>

인파가 몰린 이태원, 골목까지 사람들이 들어찼습니다.

[A 씨/생존자 : 사람들이 모이고 모이고 모이고 모이다 보니까 몰린 거예요. 그러다가 사람들이 한 명은 사진 찍겠다, 한 명은 뭐 이렇게 해서 안 가기 시작한 거예요. 안 가다 보니까 뒤에서는 왜 안가냐(하며) 밀기 시작한 거예요.]

[B 씨/생존자 : (골목길에서) 두세 열들은 올라가고 두세 열들은 내려가고 콩나물시루에 진짜 콩나물들이 빽빽하게 있는 것처럼 이 정도 압박으로 되다가는 숨도 못 쉬겠고 진짜 죽을 수 있겠다 싶어서. 112에 전화를 했을 때 돌아온 답변이, 이미 이태원에는 경찰이 통제를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는 답변을 받고. (그때) 이미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고 살려달라고 옆에서 울부짖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미 심각한 상황, 누군가 밀치고 넘어지며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졌습니다.

[C 씨/목격자 : 내리막길에서 밀치기 시작하면서 그때부터 내리막길에 있는 사람들이 와르르 무너지면서 넘어지고 오르막길 올라오던 사람들도 넘어지기 시작하고 그때부터 아수라장 됐거든요.]

쏟아지는 인파에 구조를 위한 접근부터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D 씨/목격자 : 그분들(구조대원)이 지나가는데 사람들이 저거 진짜야? 저거도 분장이겠지? 이렇게 얘기하는 거예요. 처음엔 그랬어요. 경찰이든 누가 왔든 다 그냥 핼러윈 복장인줄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비키지도 않았고.]

[E 씨/목격자 : 손이 모자라고 아무도 엄두를 못 내고 소방관들이 도착해서도 손이 모자라는 거죠. 그래서 제가 가서 저도 직장에서 배운 심폐소생술이 있으니까 심폐소생술을 했거든요. 어떤 간호사분이 저한테 돌아가신 분들은 손을 반드시 모아 놓으라고 하시더라고요. 나중에 이렇게 굳을 수 있다고 손 모아 드린 분만 되게 많아요.]

[남인석/인근 가게 운영 : 젊은 애가 신발을 잃어버렸다고 들어왔었어요. 다음에 여인 하나가 맨발로 막 들어왔어요. 그래가지고 신발 하나 줬었죠. 신고 가게 하고. 그 길이 경사가 져 가지고 항상 위험이 있었어요. 그래서 내가 언젠가는 사고가 나겠구나 하고… 어제 나는 다 살아 있는 걸로 알았는데 이렇게 죽을 줄 몰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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