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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령 73세' 국내 최고령 상담원들…수화기를 잡게 된 특별한 이유

평균 연령 73세. 국내 최고령 상담원들이 응대하는 전화상담 서비스가 있습니다.

생활 안전에 취약한 노인들을 상담해 주는 곳인데요, 함께 가보시죠.

[홍사국/대덕구 시니어 상담원 : 통상적으로 (하루에) 열댓 명에서 스무명 사이로 통화를 해요.]

이 상담원들이 수화기를 잡게 된 건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많은 지역에서 운영하는 '노인 안전확인 전화상담'인데요.

주로 해당 지역의 사회복지사들이 전화를 걸어 상담하고 필요한 경우 관련 부서나 기관에 인계합니다.

하지만 이곳에선, 현직 사회복지사들보다 조금 더 나이가 많은 만 65세 이상의 상담원들이 상담을 책임집니다.

[홍사국/대덕구 시니어 상담원 : 이 상담 프로그램은 노인들이 직접 그 노인들을 상대를 하기 때문에 같은 또래니까 말이 이제 한 번 터지면 노인의 감정을 끌어낼 수 있는(거죠).]

상담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상담을 받는 사람의 솔직함이 아주 중요합니다.

감정, 건강상태, 재정 상황 등 자신의 상태를 숨긴다면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홍사국/대덕구 시니어 상담원 : 대부분 속에 들어있는 말하기 곤란한 문제들은 사실 자기 자존심의 문제니까 잘 (말은) 안하잖아요. 그럴 때에는 (상담원이) 이런 일을 겪었습니다 라고 비슷한 이야기를 해주면 상대방도 "아 그랬느냐"고 "내가 지금 그런 입장에 놓여있다" 라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그 질병에 대해서도 가끔 얘기를 하셔요.]

[임혜경/대덕구 상담 서비스 이용자 : 같이 이제 서로 이렇게 나이 먹어가니까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게 훨씬 많죠. 다른 젊은 분들한테 어떻게 그런 얘기 하겠어요.]

상담을 넘어 서로 친구가 되면서 코로나 이후 더 심각해진 노인의 외로움과 고립감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대화 중 문제를 발견하고, 관련 부서나 기관에 잘 넘겨주는 것도 시니어 상담원들의 몫.

[홍사국/대덕구 시니어 상담원 : 외국에 오래 살다가 이제 국내에 들어왔으니 국내 사정을 잘 모르잖아요. 그래서 (제가) 동사무소에서 한번 연락을 해봤어요. "이분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있느냐"라고 물어봤더니 어떻게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답을 받았어요. "해결 방법이 있을 겁니다" 했더니 참 고맙다고 이후에 다시 또 전화가 왔어요. 그런 분들이 감사 표시를 할 때마다 자부심고 느끼고.]

물론 이런 베테랑 요원들도 어려울 때가 있다고 합니다.

[홍사국/대덕구 시니어 상담원 : 전화를 받자마자 딱 끊어버리는 분들이 있어요. 이제 우리는 노하우가 생겨서 괜찮은데 그 전화를 끊고 나서 다음 분 전화를 돌리게 될 때 조금 망설이게 돼요.]

공감을 토대로 소통해 동년배의 아픔을 치유하는 상담.

점점 타인에 무심해지는 사회에서 이렇게 눈높이를 맞추듯 따뜻한 소통이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 국내 '최고령' 전화 상담원?…공감대 통해 '동네 친구'까지

(SBS 뉴스플랫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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