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에 다량의 마약을 넣고 운반하는걸 이른바 '보디패커'라고 합니다. 국내 유통을 목적으로 외국에서 마약을 밀반입한 한국인 보디패커는 지금까지 알려진 게 없었는데, 첫 사례로 의심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소환욱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 주택에서 50대 남성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전날 말레이시아에서 입국했던 A 씨 사망 원인은 급성 마약 중독으로 알려졌습니다.
부검 결과 A 씨 위에서 비닐로 포장된 마약 물질이 100봉지 이상 나왔는데, 상당수가 입구가 터진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마약이 몸에 퍼지면서 사망한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A 씨 직장과 소장 등 내장 기관에서도 또 다른 마약 물질이 비닐에 포장된 채 발견됐습니다.
이 물질들의 성분 분석을 국과수에 의뢰한 경찰은 A 씨가 몸속에 마약을 넣고 운반하는 이른바 '보디패커'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태국에서는 지난 6월 남아공 국적 남성이 코카인을 밀반입한 보디패커로 적발됐는데, 마약을 몸속에 저장한 게 드러나는 엑스레이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03년엔 한국 항공기를 타고 홍콩으로 가려던 외국인이 몸속에 저장한 마약이 퍼져 숨진 사건이 있었지만, 한국인 보디패커가 국내에서 적발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윤호/고려사이버대학교 경찰학과 석좌교수 : (우리나라가) 주요 마약 소비국으로 등장하면서 마약 수요가 급증하고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몸수색이 과거처럼 여의치 않다는 약점을 노려서 몸속에 마약을 숨겨오는 보디 패킹과 같은 새로운 수법들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경찰은 국과수 성분 분석 결과가 나오는 대로 반입 경위를 추적하고, 공범이나 유통책이 있는지 수사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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